초등학생을 위한 동화
다큐드라마 촬영이 시작된 지 두 달, 5학년 2반 교실은 매일 새로운 에너지로 가득 찼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가운데에도 아이들은 점점 더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자, 오늘은 체육 시간입니다. 축구 경기를 하는데, 팀을 어떻게 나눌까요?"
선생님이 물었다.
예전 같았으면 실력자들끼리 팀을 나누었겠지만, 이제는 달랐다.
"선생님, 우리가 공평하게 나눠볼게요!"
하율이가 나섰다.
아이들은 서로를 배려하며 팀을 나누었고, 경기 중에도 서로 격려하며 즐겁게 뛰었다.
촬영 감독은 감탄했다.
"와, 정말 놀라워요. 이 아이들의 변화가 눈에 보여요."
지민이는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미소 지었다.
'우리가 정말 많이 변했구나.'
다큐드라마는 아이들의 일상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정 환경과 고민들도 담아냈다. 준우의 동생들을 돌보는 모습, 서하의 부모님 이혼 위기, 하율이의 전학 고민 등 각자의 이야기가 카메라에 담겼다.
"네 이야기를 들려줘서 고마워."
PD가 인터뷰를 마친 민지에게 말했다.
민지는 쑥스러운 듯 웃었다.
"처음엔 부끄러웠는데, 이제는 제 이야기가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뻐요."
마지막 촬영 날, 아이들은 교실에 모여 서로를 바라보았다.
"얘들아, 우리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어."
지민이가 말했다.
"그래, 처음엔 어색하고 무서웠는데, 이제는 오히려 아쉽네."
서하가 덧붙였다.
준우가 일어섰다.
"우리, 약속하자. 앞으로도 지금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지내기로."
모두가 동의하며 손을 모았다.
"하나, 둘, 셋! 우리는 5학년 2반!"
그 순간, 교실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다큐드라마의 마지막 장면. 카메라는 교실 뒤편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지민이가 앞으로 나와 마지막 멘트를 준비했다.
"저희 5학년 2반의 이야기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민이가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하지만 이제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재미, 그리고 가치 있는 이야기는 바로 우리의 진실한 모습 속에 있다는 걸요."
지민이의 눈에 살며시 눈물이 고였다.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그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웠어요.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실수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성장했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달았다는 거예요."
카메라가 교실 전체를 비추자, 아이들 모두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지민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우정이란, 완벽해서 생기는 게 아니에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실수를 용서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거죠. 우리 5학년 2반은 이제 그 우정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중한 우정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거예요."
"컷! 완벽해요!"
감독의 외침과 함께 촬영이 끝났다.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들의 눈빛 속에는 지난 시간 동안 겪었던 모든 순간들, 그리고 앞으로 함께할 미래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
교실 창밖으로 따스한 햇살이 비추고 있었다. 5학년 2반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그들의 진정한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