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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읽고-8장

by 모도리

읽은 날 : 2025. 2월 28일

읽은 쪽 : 8장 얘들아 내 얘기를(367~383쪽)

8장의 키워드 : 문자할머니는 박진리가 아닌 시미즈 마리코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돌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숨 죽이고 아무도 모르게 간직해야만 했던 오해의 산물이 어쩔 수 없이 나아갈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 8장에 대한 에필로그

8장에서는 문자할머니의 깊고 깊은 이야기가 쭉 풀어내진다. 그러면서 리사와의 악연도 인연으로 변하고, 낙원하숙에서의 생활이 아련한 추억에서 깊이 있는 추억으로 살그머니 영두의 인생에 아로 새겨진다. 그 와중에 산아 또한 자신만의 인생을 만들어 간다. 나이가 들어가는 사람은 인생을 마무리하고, 아직 창창한 아이는 인생을 계획하고, 어중간한 사람은 정리할 건 정리하고 다시 시작할 건 다시 시작한다.


- 기억에 남는 문장

370쪽 나도 동의했다. 시미즈 마리코라는 도장은 할머니가 내린 승인, 승낙, 기꺼움, 확인의 표지였다.

383쪽 그리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하려다 지우고 마마무 흰죽지수리의 사진을 첨부했다. 어쩌면 나를 대온실로 이끌어 인생을 수리할 기회를 준 것도 마마무였으니까.


- 읽은 소감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주위를 정리하는 걸 먼저할까? 아니면 나만 알고 있는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낼까? 그것도 아니면 정말 좌절하고 침울해만 있을까? 문자할머니, 마리코는 이 모든 걸 한번에 해내었다. 나에게 죽음이 다가온다면 그럴 수 있을까? 차분하게 모든 걸 준비하고 누군가에게 나의 언젠가는 전달될 거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 마지막 장으로 갈수록 물음표가 해결되는 줄 알았는데 점점 미궁에 빠진다. 책의 내용이 아닌 마르코의 삶에서 나의 삶이 투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온실수리보고서는 대온실이라는 테두리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두가 같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런 삶들을 모아서 대온실만 수리한 게 아니라 우리네 삶도 함께 수리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수리를 하지 않은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모든 이들의 삶의 상처가 다 아물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3월엔 춘당지라도 한번 돌아보며, 상상의 스케이팅이라도 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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