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트레킹, 파타고니아 이야기
사실 파타고니아 트레킹을 호기롭게 결심하게 된 것은 아웃도어 등산용품 회사인 파타고니아 때문이 맞았다. 파타고니아, 입는게 맞다... 걷는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왠지 파타고니아가 항상 나를 부르는것 같았다. 마치 아무것도 기억 못해도 엄마 뱃속이 제일 편했을거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파타고니아 회사는 설립자인 이본 쉬나드를 빼놓고는 말할수가 없다. 따라서 파타고니아 트레킹을 오면서 이 사람 이본 쉬나드의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이본 쉬나드는 캘리포니아 태생으로 어려서부터 공부도 못하고 학교에 부적응했다. 오직 낚시,야생, 등반 좋아하여 요세미티 암벽 등반 1세대로도 기록된다. 쉬나드는 1957년, 캘리포니아 버뱅크에서 주물창, 대장장이 작업실을 조성해 등반용 피톤을 만들기 시작한다. 질좋은 쇠를 사다가 피톤 만들기를 하면서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주기도 하고 팔기도 하였다.
1964년 우편 카달로그 통해 요세미티나 티톤, 로키 산간 등지로 소량 우편판매를 시작한다. 이후 배낭, 바지, 의류로 품종 점차 확대하여 등반과 트레킹 전문 회사로 이름을 떨쳐갔다. 이본 쉬나드가 즐겨 암벽 등반하던 파타고니아의 피츠로이산을 배경으로 1973년 회사 파타고니아를 정식으로 설립한다. 당시 피츠로이 산 모양을 그림에 넣은 것이 현재의 파타고니아 로고가 됬다.
그러나 당시에도 회사직원은 10명이 안된 상태였다. 피톤 등 주물은 직접 만들고 의류는 디자인만 해 다른데서 소량 주문생산하는 방식이었다. 곧 등반객과 트레커들 사이에서 파타고니아는 품질로 입소문을 타서 급속히 성장한다. 다소 높은 가격이더라도 좋은 품질을 고집하고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철학을 유지하였다. 이러한 자연보호 철학과 인간중심 경영철학은 파타고니아 브랜드의 팬을 두텁게 형성하게 되었다.
매출이 급격히 늘면서 1985년, 파타고니아는 전체 이윤의 10%를 환경보호 단체에 기부하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기부 금액을 ‘이윤의 10%’에서 ‘총매출의 1%’로 상향하였다. 2022년 9월 뉴욕타임스(NYT)는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가 30억달러 (약 4조 1800억원) 상당의 회사 지분을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보호를 위해 특별하게 설계된 신탁및 비영리재단에 넘겼다”고 보도한다. (출처 :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227126632460448&mediaCodeNo=257)
참고로 이본 쉬나드는 지금도 생존해있고 경영일선에선 떨어져 있지만 파타고니아 회사가 이러한 경영철학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아마 한국에서는 노스페이스가 더 유명할 것 같다. 노스페이스의 회장인 더글라스 톰킨스는 1961년, 18세때, 남미의 파타고니아를 탐험하며 자연에 매료되었다. 톰킨스 역시 등반과 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노스페이스를 창업한다. 노스페이스 회사는 등반업체로 대성공한다. 1989년에 은퇴 후 파타고니아 환경보호운동을 시작한다. 특히 톰킨스는 크리스틴 맥디빗과 결혼하는데 맥디빗은 원래 파타고니아 임원이었다가 후에 톰킨스와 결혼한다. 둘 다 파타고니아의 자연과 트레킹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이 파타고니아의 환경보호운동을 하는 방식은 보통 사람과 확실히 달랐다. 맥디빗 부부는 은퇴후 칠레 안데스산맥 인근의 개인농장을 점점 매입하기 시작한다. 파타고니아 자체가 광대한 지역이고 칠레정부의 재정여건이 열악하여 국가공원으로 지정된 곳은 극히 작았다.
이에 맥디빗 부부는 빙하나 호수 등 특히 보존할 만한 자연환경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인근의 개인농장, 저택, 땅들을 매입하였다. 그런 다음 자신들의 사유지가 된 파타고니아를 거꾸로 자연 녹지화하고 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땅이 자연상태로 회복이 되면 칠레정부에 넘겨 관리를 맡기는 방식이었다.
안카깝게도 2015년, 톰킨스가 파타고니아 안에 호수에서 카약사고로 사망한다. 그러자 부인 크리스틴이 땅을 더 구매하여 칠레 정부에 기부한다. 이로써 칠레 전체 국립공원의 40%가 새로 생기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탄생하게 된다. 칠레 정부에서는 맥디빗 부부가 기부한 파타고니아 땅을 전체 국립공원으로 조성하여 더 큰 트레킹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자연보호와 인간의 여가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다. (출처 : 노스페이스 창업자·파타고니아 전 CEO 부부, 목숨까지 바쳐 국립공원 만든 이유 - 머니투데이 (mt.co.kr))
프렌치 계곡으로 오르기 직전 본디 초록으로 우거졌을 저 평야를 고사목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마침 이곳에 천상의 다리 처럼 하얀 나무다리가 한적하게 설치되어있다. 표지판에는 미국의 유명 아웃도어 기업인 REI 그룹이 파타고니아 자연보호를 위해 곳곳에 다리도 설치하고 기부활동을 한다고 했다. 그냥 자연보호가 아니라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지않으면서 자연을 즐기고 자연속에서 재생할 수 있게한다. 이 다리를 따라 걷고있는 시간 만큼은 자연과 인간, 생명과 죽음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자연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인간들이 자연속으로 들어가 자연을 즐길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다리나 걷는 트렉, 계단이 있어서 사람들은 땅을 밟지 않고도 꽃을 꺽지 않고도 파타고니아 숲의 한가운데로 전진할수 있게 된다. 곳곳에 REI 그룹의 기부표지를 작게 심어놓음으로써 기업의 환경보호활동도 홍보한다. 환경보호 활동을 표나게, 홍보함으로써 오히려 우리같은 일반 사람들이나 트레커들도 환경보호 기부활동에 동참하고 싶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