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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Nov 13. 2021

조금나루 낙지공원 노을길

무안여행 여덟번째 이야기

지난 8월 무안신안뉴스에 게재한 글입니다.


 

 무안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려면 동쪽에서는 승달산과 영산강을 알아야 하며 서쪽에서는 황토와 갯벌을 알아야 한다. 무안반도의 동쪽은 영산강을 경계로 무안읍 몽탄 일로 삼향 청계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청계면은 승달산 서쪽과 서해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무안반도의 서쪽은 조선시대에 대부분 영광 함평군 관할 지역이었던 현경 해제 망운 운남면이 있다. 서쪽은 전체로서 반도를 구성하기도 하면서 각기 면들은 또 하나의 독립 반도로 이루어져 있다. 무안 서쪽은 높은 산이 거의 없고 낮으며 드넓은 황토 들녘이 서해바다의 갯벌과 어루어져 있다. 비옥한 황토 들녘은 근현대에 접어들어 무안 농민들의 애환이 담긴 무안 마늘 양파를 만들어냈다. 무안은 여전히 양파 전국 최대 주산지이다. 마늘 양파를 빼고 무안을 말할 수 없다. 황토 들녘과 이어진 갯벌은 낙지와 숭어로 연결되어 무안의 맛을 이룬다. 낙지 숭어를 빼고 무안의 맛을 말할 수 없다.  

 

조금나루 갯벌

위치적으로 조금나루는 북쪽으로 현경과 해제면를 바라보고 서남쪽으로 운남면을 바라보고 있다. 지리적으로 황토갯벌의 중심이다. 그래서 조금나루의 낙지는 당연히 무안을 대표하는 중심 맛이다. 낙지는 영산강을 제외한 무안의 전 지역 갯벌에서 잡히는 무안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조금나루는 무안읍에서 망운면 방향 남서쪽으로 황토 들판을 따라 12km를 지나면 나온다.  망운면 송현리에 위치하고 있다. 무안 와이키키 해변으로 불리며 4km에 이르는 긴 백사장과 해안사구를 따라 조성된 자연 소나무 숲이 일품이다. 조금나루에는 무안 유일 유인도인 탄도 섬으로 가는 선착장이 있다. 올해 6월 초 무안군 차원에서 조금나루와 연결해 해안사구를 따라 낙지공원이 조성되었다. 또한 낙지공원에서 현경면 봉오제로 해안노을길이 연결되었다. 노을길은 황토갯벌을 따라 아름다운 서해바다의 낙조를 즐길 수 있는 슬로 길로 만들어졌다. 조금나루 낙지공원 노을길은 무안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여행지로 변신 중이다. 

 

조금나루 백사장

2021년 8월에 찾은 조금나루는 뜨거운 햇살과 눈이 부시도록 푸르른 하늘 그리고 피어나는 새하얀 뭉게구름이 백사장 갯벌 서해바다와 어우러지면서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었다.  

 세차게 불어오는 서해바다의 갯바람이 소나무 숲을 통과하면서 상쾌함을 더해 주었다. 해안사구 소나무 숲 사이로 여기저기 캠핑을 즐기는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즐비했다. 코로나 이후 가족단위 차박 캠핑이 증가하고 있다. 캠핑족 사이에서 무안 조금나루는 엄청 유명한 곳이다. 드넓은 백사장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으며 갯벌에서는 게 고동 낙지 등을 잡는 갯벌체험이 가능하다. 여기에 해질 무렵 붉게 타는 노을이 더없이 멋진 곳이기 때문이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 여기저기 갯벌체험을 즐기는 가족들을 볼 수 있었다. 해초가 푸르게 자란 갯벌은 마치 초원처럼 느껴졌다. 조금나루에서 볼 수 있는 멋진 광경 중 하나다. 그런데 백사장 소나무 숲 여기저기 캠핑 족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거슬렸다. 여행객들이 즐긴 만큼 책임지는 각자의 양심이 필요할 것 같다.   

  

송현리팽나무숲

조금나루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올해 새로 조성된 낙지공원을 찾아가다 낮은 구릉 위 오래된 그리 넓지 않은 팽나무 숲을 만났다. 조금나루에서 불어오는 갯바람은 구릉 위 팽나무 숲을 통과하면서 소나무 숲과는 또 다른 내음과 촉감을 주었다. 갯바람의 느낌이 많이 사라진 바람은 더없이 청량하고 시원했다. 팽나무 숲을 통과하는 바람은 절로 여객의 발길을 멈추어 서게 만들었다. 이곳에 더위를 잠시 피하고 바람을 감상할 벤치가 있다면 찾는 이들에게 또 다른 행복감을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또 팽나무 숲 바로 옆 위치한 마을의 비닐재활용 창고는 다른 곳으로 옮기면 좋을 것 같았다. 좋은 숲과 어울리지 않았다. 숲을 꼭 인위적으로 정돈할 필요는 없겠지만 쓰레기 관리는 절실해 보였다. 수백 년 동안 마을의 제사가 이어져오는 역사가 깃든 숲이 잘 보존되고 그 가치만큼 존중되길 바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낙지공원

팽나무 숲을 지나 낙지공원에 이르렀다. 언론과 논객들의 여러 평가를 떠나서 공원 중앙에 조성된 대형낙지 조형물은 인상적이었다. 행정 차원에서 무언가 무안다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고 싶었다. 해안사구를 따라 길게 늘어선 소나무 숲과 소나무 숲 사이로 캠핑장이 조성되었다. 가족단위 캠핑족들의 텐트가 즐비했다. 관광산업이 어떻게 하면 지역발전과 연계될 수 있을지? 고민되었다. 대부분이 농민인 지역민 입장에서는 관광객들이 좋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관광산업이 지역민의 소득으로 연결될 장기적이고 섬세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낙지공원에서 현경면 봉오제 방면으로 해안을 따라 조성된 노을길로 향했다. 

  

황토밭

 노을길 중간중간에는 노을과 석양을 감상할 벤치와 정자가 조성되었다. 벤치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와 갯벌이 어우러진 풍경이 더없이 아름다웠다. 구간이 조금 짧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차량으로 느리게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노을길에는 무안 황토갯벌의 갯내음이 있다. 노을길에는 하늘, 구름, 바다가 그리는 멋진 수채화가 있다. 노을길에는 낙조가 만들어내는 짙은 향수가 있다. 조금나루에서 노을길에 자전거 대여소가 여기저기 놓인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여행객들에게 조금 더 무안다움을 만끽하도록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안 곳곳을 여행하면서 무안 여행을 총괄할 민관 협력체계 구성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행정차원에서 꾸준하게 관광자원이 만들어지고 있으나 분산성을 극복해야 궁극적으로 지역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지방자치는 주민이 주체로 나서는 것이 목표이고 전략이다. 관광 여행 산업도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복무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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