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의 역사적 가치라면 항쟁 이후 각계각층의 자치조직 결성과 자치조직을 통한 대중운동의 성장이었다.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등등등 대중단체와 대중운동이 들불처럼 확산되었고 이것을 통한 점진적 정치개혁이 추진되었다. 속임수였지만 군부독재가 종식되었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양당 정치체제가 구조적으로 안착되었다.
눈여겨볼 점은 역사를 뒤로 돌리려는 끊임없는 보수세력의 준동과 민주당의 보수화였다.
민주당은 선거철에만 사회진보를 공약으로 내세웠을 뿐 집권 후에는 다시 보수로 회귀하는 한계를 보이고 말았다.
촛불 혁명 후 5년도 못되어 사회 전반에서 극 보수화가 일어나는 것은 자치운동의 말살에 그 원인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문통과 민주당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이 불러온 합법칙적 참사가 맞다.
현실정치를 견제할 유일한 힘은 국민들의 자치운동인데 자치운동이 말살되었으니 권력이 보수화되는 것은 지당하다.
이번 대선의 작은 실험적 정치적 의미는 민주당 내 변방 세력의 정치적 등장일 것이다. 진보정당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이견이 분명하겠지만 국민 95%가 양당정치를 원하는 구조에서 극보수세력을 제쳐둔다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개혁을 추구할 민주당 내 변방 세력의 정치적 등판과 이들의 이후 행보 문제가 중요한 문제다.
문재인 정부를 통해 민주당 내 주류세력에 대한 평가는 국민 각자가 내리고 있다. 믿고 맡겨주었는데 우리 편인지 남의 편인지 구분도 안되고 개혁의지 또한 전무하였다는 것이다.
현실 정치는 이상적 염원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현실에서 아주 이기적으로 판단하고 이기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유독 진보나 개혁을 바라는 세력에만 가혹한 도덕의 잣대를 가하는 것 자체가 현실 정치를 잘못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의 이상인 진정한 자치와 완벽한 민주주의 실현 그리고 민족의 통일은 여전히 너무도 머나먼 이상일뿐이다.
이상의 잣대로 현실을 바라보면 그 결과는 철종만도 못한 윤석열이 집권하는 것이고 토착 왜구들이 나라를 쥐게 된다.
그놈이 그놈이다. 이렇게 현실을 포기하자는 비관론자들도 많은데 대놓고 친일 하자는 놈들보다는 그래도 덜 나쁜 놈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다시금 냉철하게 현실 정치와 자치운동을 고민해야 한다.
조선말 정조 이후 안동 김 씨 세도정치는 조선의 몰락 속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조선 몰락의 원인은 시대를 대변할 정치이념의 부재와 신분제였다.
우리는 지금 두 가지 문제 중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에게 이상으로 나아갈 이념이 전무하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구분 짓는 신분제가 철벽화 되고 있다.
가진 자들만 위한 허황된 선진국 타령에 속지 말아야 하며 우리가 왜 우리의 사상 이념이 없는지 다시 돌아보아야 맞다.
왕과 양반의 부도덕은 지당하고 천 것들의 부도덕은 죽을 죄고 못 가진 자들은 원죄를 지녔다는 썩어빠진 낡은 이념의 틀을 깨고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나는 윤석열 집권을 막고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못 가진 자들에게 유리하다고 이기적으로 본다.
결국 이재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