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적동 봄을 그리다(20)
우리 집에는 루니와 바우라는 두 마리의 개가 같이 산다. 우리 가족들은 늘 녀석들을 가족으로 여긴다.
루니는 다섯 살로 오 년 전 봄날에 우리 집에 왔다. 돼지먹이로 쌀겨를 구입해 오는 업체 사장님이 데려다 키울 것을 권유했고 작은 개도 키우 길 원했던 두 딸을 생각해서 집으로 데려왔다. 지금도 어른 팔뚝정도 크기로 작고 귀여운 녀석이다.
루니는 암컷이고 우리 큰 놈이 공주처럼 살라고 지어준 이름이다. 이름덕인지 루니는 온 가족은 물론이며 마을사람들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다. 루니는 어지간한 사람말은 모두 알아들을 정도로 영리하며 매우 착하고 사람을 좋아한다. 운동을 나온 마을사람들이 루니에 매력에 빠져 이것저것 간식도 챙겨다 줄 정도의 사이다.
루니에게는 큰 상처가 있었다. 3년 전 내차에 끼어들어 교통사고가 났는데 그때 뒷다리뼈가 두 군데나 부러졌다. 병원에서 수술을 포기하고 집으로 데려와 진통제만 놓아주며 죽지만 않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루니가 아픈 한 달 동안 가족 모두 같이 아파했다. 루니는 고통스럽게 한 달을 누워 뼈가 굳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루니가 벌떡 일어나 축사 가는 길에 동행했다. 온 가족은 기쁨을 함께 했다.
현명한 루니는 스스로 움직이질 않고 다리를 치유했다. 지금도 루니는 심하지는 않지만 다친 다리를 조금씩 불편해한다. 가끔씩 그 다리를 들고뛸 때가 있다.
루니는 나를 제일 따르는데 나는 이녁석에게 늘 감사하다. 나를 늘 이렇게 한결같이 사랑해 주어서 감사하다. 사랑은 조건이 없어야 사랑이다. 나는 동물에게서 배웠다. 사랑은 조건이 없으며 있는 그대로 늘 지지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바우는 이제 두 살이 되어간다. 백구 큰 개로 대여섯 평 개집에서 산다. 외부인으로부터 경계용으로 키우는데 성격이 우순하고 집을 잘 지키고 있다. 그전에 키우던 큰 개들과 달리 성격이 유순해 가족들이 좋아한다.
우리 집과 인연을 맺었던 많은 개들이 있지만 주인과 교감하는 개는 단 두 마리였다. 둘 다 작은 종이 었데 똘똘 이이와 루니였다. 똘똘이는 오래도록 함께 살다 우리 집에서 늙고 그 생을 마감했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 가족은 똘똘이를 잊지 않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다. 늙고 병들어도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만약 우리 집 개들이 늙고 병들었다 하여 내다 버린다면 아마도 우리 자식들도 늙고 병든 나에게 그리 대하지 않을까? 아니 그런 푸대접이 두렵다기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생로병사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의 힘은 이기성이 아닌 숭고함이다. 그 무엇도 고귀하게 바라보는 것 그것을 불교에서는 부처의 눈이라 한다. 부처의 눈에는 모두가 부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