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적동 봄을 그리다(23)
꽃들이 만발하는 중이다.
자연은 이토록 아름다운데 인간사는 지옥과 다름없다.
'법을 법이라 하는 순간 그것은 법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것은 법이다' 금강경 가르침의 한 구절이다.
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실존하는 것은 판사 변호사 검사다. 우리가 법이라는 허상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법은 언어적 약속에 불과할 뿐 실존할 수 없다.
'헌법을 위반했지만 처벌하지는 않는다' 헌법이 허상임을 스스로 인정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다. 우리가 수십 년 동안 피 흘려 세운 법치국가의 민낯이다. 법은 존재할 수 없으며 권력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싯다르타의 가르침은 보이지 않는 허상에 집착하지 말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 한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지식으로 포장된 모든 선입견을 부셔야 가능하다. 우리가 이미 결정해 놓고 바라보는 것은 실체가 아닌 허상이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나라고 하는 허상을 부셔야 한다.
싯다르타의 위대한 가르침은 세상을 고정시키려 하는 지식의 허상을 일깨운다. 세상을 지식으로 외우기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아이가 생각할 수 있도록 하려면 외우라고 강요치 말고 생각과 느낌을 물어야 한다. 단정 짓는 순간 창의력은 사라진다.
권력은 변화를 원치 않으며 창의력이 말살되길 바란다. 반대로 못 가진 자들은 변화를 추구하고 창의력을 갖고자 한다. 이것이 역사 흐름의 기본원리다.
세상이 조금이라도 달라지길 바란다면 지식으로 고정시켜 놓은 나라는 허상을 깨부수어야 한다. 나를 깨지 못하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