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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 떨어짐에 슬픔 없는 용기

우적동 봄을 그리다(26)

by 정영호

떨어져도 슬프지 않은 동백은 떨어짐이 아름다운 꽃이다. 동백꽃은 나무에 맺혔을 때보다 땅에 떨어졌을 때 오히려 더 예쁘다. 그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화려함에 미련 없이 떨구는 그 아름다움에 또 한수를 배운다. 떨어진 동백꽃은 마치도 누군가 정리해 놓은 듯 하늘을 쳐다보며 해맑게 웃고 있다.


사람이 동백꽃을 닮을 수만 있다면 인간사가 지금처럼 최소한 지옥은 아니었을 것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동백꽃은 가장 화려할 때 미련 없이 내려놓는다.

인간은 늙을수록 탐욕을 앞세우고 영원히 화려할 거라 착각하며 추하게 시든다.


우적동의 봄날은 꽃피는 날이 있으면 꽃이 떨어지는 날이 온다는 것을 받아들이라 조언한다. 또 사람에게 자연을 닮으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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