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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 소유하지 않는 아름다움

우적동 봄을 그리다(25)

by 정영호

인간은 자꾸 내 것과 네 것으로 세상을 구분하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세상이 구분되는지는 의문이다. 소유한다는 것은 언어적 약속일뿐 소유할 실존적 방안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세상의 공기를 내 것과 네 것으로 구분하려 하는 것과 다름없다.

내 것과 네 것에 대한 분별심이 사라지면 세상은 그보다 아름다울 수 없다.


우적동 산천 곳곳에 피어나는 모든 꽃들이 다 내 것이다. 그것을 내가 인식했기 때문이다. 또 그 모든 것은 다 내 것이 아니다.

옆집에 목련이 너무도 예쁘다. 우리 집에는 없지만 나는 그것을 매일 즐긴다. 옆집사람은 일주일에 한 번이나 올까 말까 하니 진정한 주인은 그가 아닌 나다. 나는 매일 옆집의 목련을 보고 좋은 마음을 갖게 되며 그 마음으로 늘 교감하고 있다.

인간의 법으로는 내 것이 아니지만 그 소유욕을 벗어나는 순간 목련은 내 친구가 되었다.


감상하는 내 마음만이 진정한 내 것이다. 우리 집 정원에 아무리 많은 꽃과 나무를 심는다 한들 그것을 내가 소유할 방법은 없다. 단 나는 그것들에 대한 인식을 통해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뿐이다.

마당에 제 아무리 예쁜 꽃이 핀다 한들 그것을 알아보는 마음이 없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꽃을 알아봐 주는 내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과 저것이라는 분별심을 극복해야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잠시 지구라는 별에서 여행을 즐기다 다시 돌아가기 때문이다. 지구별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마치 영화처럼 이 시간을 보내고 지나갈 뿐이다. 소유하려 할수록 커지는 것은 고통이다. 자유는 갖으려는 마음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볼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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