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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Oct 23. 2021

소를 키우는 방식

풀로 키우는 홀스타인

10연 전 사육을 그만두었던 소를 작년부터 다시 시작했다.

 작년 여름 홀스타인 암송아지 세 마리를 구입했고 올봄 다시 네 마리를 구입해 현재는 일곱 마리가 되었다.


 소를 키우는 방식에서 남들과 다른 점은 배합사료를 먹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GMO 곡물을 극복해 보자는 나름의 농업철학으로 최대한 직접 재배한 풀사료 위주로 사육하고 곡물은 국내산 보리를 갈아서 소량 급여하고 있다.


 소들이 직접 풀을 뜯을 수 있도록 축사 뒤에 1500여 평 규모의 방목장을 만들었다. 올해 3월 이후로 풀이 자라면 방목장으로 내보내 직접 풀을 뜯고 충분히 운동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쌀농사 200평을 제외한 모든 토지에 동계작물로는 라이그라스를 재배하고 하계작물로는 케나프를 재배했다.

 라이그라스는 꽃대가 펴기 전 베어다 소에게 먹였고 케나프는 파종 후 100일 만에 싸일리지로 수확해 현재 소들에게 먹이고 있다.


 풀 사료를 자급함으로 보통 소 사육농가들보다 사료비를 절대적으로 절감하게 되었다. 만약 풀사료를 구매한다면 최소 몇백만원이 들었을 것이다.

 또한 분뇨 냄새 즉 악취 없는 축사를 만들게 되었다. 농장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놀라는 것이 돼지와 소가 사는 축사에서 분뇨 냄새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 축사들은 분뇨 냄새로 인해 큰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혐오 시설이 되었다.

 끝으로 풀 위주의 자급사료로 사육된 양질의 소고기를 얻게 된다는 점이다.


 키우는 방식의 차별화와 함께 판매방식도 차별화하였다.

 대부분의 한우 사육농가들은 경매 또는 공판장 그리고 상인들에게 출하하는데 소비자와 직거래를 선택했다.

 소 한 마리에서 나오는 많은 고기양을 감안해 사전 구매방식으로 소비자 또한 공동 생산자가 되도록 했다.

 유통구조를 직거래로 바꾸면 많이 키워 작게 남는 구조에서 적게 키우고 많이 남길 수 있게 된다. 한국에 맞는 축산업  방식은 자급에 기초한 소규모 사육방식으로 직거래는 필수라 본다.


 왜 한우가 아니고 홀스타인이냐고 많이 묻는다.

이유는 육질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종의 문제보다 먹이와 사육환경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지난 십여 년 흙돼지를 키우면서 얻은 소중한 경험적 교훈이다. 그리고 송아지 비용이 1/5 수준으로 소비자에게 그만큼의 고깃값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우와 비교해 성격이 유순하고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지금 우리 집 소들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내년 6월 전 일차 판매와 시식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기후위기 식량위기 시대에 창의적인 농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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