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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Oct 31. 2021

스우파와 90년대 대학생 율동패

춤과 노래

 우리집 두 딸이 워낙히 스우파(스트릿우먼파이터)의 팬인지라 스우파의 팬까지는 아니어도 몇몇 팀이름과 댄서들의 이름 정도는 알게 되었다.


 댄서들이 독립된 문예가가 아닌 백댄서라는 이름으로 유명가수들의 뒷무대를 담당하는 보조자로 여겨져 왔는데 스우파를 통해 당당히 댄서로서 독립된 문예가로 지목받게 되었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지위를 얻어가는데 너무 많은 세월이 걸린 것 같다.


 90년대 대학을 다니고 학생운동을 경험한 세대로 스우파를 보니 당시 청년학생문화와 자연스레 비교된다.

 당시 대학문화의 꽃은 무어라 해도 학생회가 주관했던 대동제였다. 여기에 학생운동이라는 큰 흐름이 배경으로 존재했다. 학생들의 자율적인 동아리 활동이 꽃 피었다. 노래패 율동패 탈패 풍물패 영상패 미술패 등등으로 운영되었고 그중에서도 노래패와 율동패가 대중적인 인기가 많았다. 노래패와 율동패는 함께하기도 했으며 각기 독립적으로 공연하기도 하였다.


 당시 학생회 출범식을 비롯해 남총련 한총련 등의 연합집회 에는 율동패의 대규모 군무가 펼쳐졌다. 학생들은 열광했다. 9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수만 명이 한꺼번에 때춤을 추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문예활동에서 춤과 노래는 우선수위를 지어야 할 이유가 없고 무엇이 우선일 수 없다. 문화는 자율적이고 다양해서 아름다운듯 하다.

사람이 흥이 나면 노래가 절로 나오고 어깨춤이 덩실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 당시를 회고해보면 문예적 소양이 부족했던 나 자신이 조금은 아쉽다. 지금도 흥은 많은데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실력은 형편없다. 요즘은 그냥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나의 흥에 충실하려 한다.


 문화예술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90년대 학생세대는 지금 청년세대의 부모다. 그런면에서 문화적으로 부전자전 상통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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