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가

아무리 이 거대한 우주의 티끌만큼 하찮은 존재라 해도

by 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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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짙은 안개는

산책길에 나선 나의 시선을

숲 속의 다른 세계로 인도하고 있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거미줄과

거기에 맺혀있는 투명한 이슬방울

그 가운데 우주의 중심인양 버티고 있는 거미들


어쩌면 우리가

아무리 이 거대한 우주의 티끌만큼 하찮은 존재라 해도

내가 만들어놓은 작은 우주에서만큼은

내가 중심이 되고

나를 중심으로 모든 인연이 엮어질 거다.


한 마리의 거미를 향해 매달린 이슬방울들처럼

우주의 중심은 나다.


내가 선택적으로 엮어가게 될 나의 삶

그 삶의 중심은 바로 나인 것이었다.


비교하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움츠러들지 말고,

자기의 길을 걸어가야 하리.


오늘이 처음인 사람처럼

마치 내일은 없는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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