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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종 Apr 11. 2022

아테네의 '행복한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방식

지혜의 여신에게 바쳐진 피르테논신전이 아테네 시내에 우뚝서 있다

2004년 여름 아테네 올림픽이 있었던 그 해 아테네를 방문했다. 다양한 곳을 여행했지만 아테네는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인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도시 전반에 배여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테네에는 자판기가 눈에 띄지 않았다. 고귀한 인간이 기계가 주는 음료를 어떻게 받아 먹느냐는 것이다. 거리에는 뛰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도둑이나 뛰지' 품위있는 인간은 뛰어다니는게 아니라는 거다. 가이드 말이 그랬다. 


하루에도 수 백 번씩 '사랑해' '고마워'라는 말로 사랑과 감사를 표현한다는 아테네 사람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교육방식을 발전시켜 왔다. '빼다고고', '논리와 대화법을 중시하는 교육방식', '아이의 재능과 개성에 따른 개별 교육' 등이 그것이다.

 

아테네 사람들은 자녀교육의 최적기를 아이들이 말귀를 알아들고 "예"라고 대답을 할 수 있는 3-4살 경부터 자신의 의사에 따라 "아니오"라고 거절을 할 수 있을 초등학교 6학년 정도까지 모든 교육의 틀이 잡힌다고 본다. 그래서 그 기간에는 엄마가 직접 아이의 손을 잡고 유치원이나 학교에 바래다주고, 끝마칠 시간을 기다려서 데리고 온다. 그렇게 엄마 손을 잡고 오가는 사이에 아이에게 엄마의 사랑과 지혜가 전해지고, 엄마는 아이의 잠재성과 개성이 자유롭게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는데, 이 독특한 교육방식을 '빼다고고'라고 한다.


요즘같이 맞벌이가 늘어난 상황에서는 퇴임을 하시거나 연만하신 어르신들을 '빼다고고'로 기용을 해서 엄마의 역할을 대신하게 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 시스템도 아이들의 개성과 소질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이루어진다고 한다. 오후 2-3시까지 이루어지는 학교 정규수업에서는 음악이나 미술, 체육이나 기타 기능은 가르치지 않고, 그런 것들은 선택적이고 집중적으로 방과후에 이루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학교의 정규교육도 이론과 시험보다는 논리와 대화법을 중요시해서 아이들이 말로써 자기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고 한다. 이는 개인의 자유와 능력이 최대한 실현되도록 하면서도 타인과의 절충과 조화를 실현해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아테네 사람들의 교육 방식을 접하면서 그들의 교육에 숨어 있는 중요한 정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네가 행복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킨다는 것이다. 


아테네 민주주의를 꽃 피웠던 페리클레스도 ‘민주주의가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최대한 보장하는 이유는 그것이 공익실현을 앞당길 수 있다는 믿음’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아테네 사람들의 교육방식은 우리의 가정과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육과 재교육의 현실을 돌아보게 했다. 


많이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복한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 교육의 진정한 역할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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