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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씬 가볍고 단순하고 현존하는 삶이 될 것이다

by 은종


이사를 하면서 2년 계약을 했다. 1년은 너무 짧을 것 같아서. 2년 동안 내 삶에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 나갈 예정이다. 먹을 건 먹고, 버릴 건 버리고, 나눌 건 나누고. 생활 공간도 머리 속도 비울 수 있는 만큼 버리고 가볍고 단순한 삶으로 전향하기로 한 거다. 삶을 가볍고 단순하게 하면서 동시에 현재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


현존, 말은 쉽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온전한 현존을 위해서는 마음이 어떤 관념에 묶여있지 않아야 한다. 고정관념, 선입견, 편견은 물론 과거 경험에서 비롯된 강한 의견도 갖지 않아야 한다. 마음이 온전히 열려있고, 유연하며, 수용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늘 과거 경험과 미래에 대한 기대로 현재에 온전히 머무를 수 없기 때문이다.


명상이나 요가의 길이 눈에 보이는 것으로는 그 진전을 알기가 어렵다. 진전이 안된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의 동요에 흔들리며 살아야 한다는 거다. 어릴 때부터 나는 자유가 그렇게 중요했다. 막연히 자유롭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그 자유 또한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자유는 마음에 흔들림이 없는 멋진 자유였다. 마음에 흔들림이 없으니 마음이 고요하고 평화롭고 친절하고 기쁨과 사랑이 가득한 그런 멋진 상태인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었다. 노력없이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히말라야를 오르듯 한 발 한 발 내 힘으로 걸어야 하는 것이었다. 이제 진정한 자유를 향한 내 삶의 방식을 바꿔보려고 한다. 내 마음과 내가 살고 있는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떨어뜨릴 계획이다.


이번에 네팔과 인도를 가보니, 1달동안 입는 옷이 평소 생활복 3벌, 잠옷 1벌, 추위를 막기 위한 옷 1벌 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가방에서 짐처럼 보관되어 있었다. 불필요한 것을 들고 간 셈이다. 여행경험이 많지 않아서도 있지만, 불편과 추위, 더위에 노출되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짐을 쌀 때도 늘 어렵지만 그렇게 싸간 짐이 늘 흡족한 것도 아니었다.


늘 새로운 경험이라 이전 경험으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에 맞딱뜨렸기 때문이다. 결국 지나간 경험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짐을 짤 싸는 노하우보다 중요한 건, 내 눈앞에 펼쳐지는 상황을 좀 더 적극적으로 껴안고 어느 정도의 불편은 견디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삶은 여행이라는 측면에서 삶을 좀 더 가볍고 단순하게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여행은 언제나 설렌다. 가볍고, 단순하고, 현존하는 삶을 위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일상에서의 이 여행 또한 설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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