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고요하고 명료한 마음의 본성에 이르기 위한 명상법

_몸, 호흡, 쁘라나, 고요, 통찰, 비이원, 본성에 머물기

by 은종


앞에서 말한 **‘언어도단의 입정처’, ‘유무초월의 생사문’**은

아무 수행 없이 갑자기 열리는 문이 아니에요.

그 자리는 마음의 가장 미세한 층이 잠잠해질 때 드러나는 자리라서,

그곳에 이르는 길은 있지만, 그 문 자체는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이에요.


아래 내용은

원불교의 수행 구조 + 마하무드라 수행 전통 + 요가적 준비(프라나)

이 세 가지를 통합하여,

은종님이 실제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흐름으로 정리해드릴게요.



1. “언어도단의 입정처”에 들어가는 기본 조건


분별이 잠잠해질 것


마음이 고요해지는 것은

잡념을 억지로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분별이 약해지는 상태에요.


이를 위해 필수적인 것은

알아차림의 지속.

• 생각을 없애려 하지 않고,

• 생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는 힘’을 키우는 것.


이 단계가 없으면

아무리 오래 앉아도 깊은 정(定)에 들어갈 수 없어요.



2. 마하무드라에서 말하는 4단계 수행


티베트 마하무드라의 정통 흐름에서,

마음의 본성(空·明)의 자리에 들어가는 길은 아래 네 단계예요.


안정된 마음 (Calm Abiding, 사마타)

• 호흡 알아차림

• 몸의 감각 알아차림

• 시야를 넓게 하여 ‘전체를 한 번에 느끼는 주시’


여기서 목표는

마음이 흩어지지 않는 안정 상태를 만드는 것.


통찰 (Insight, 위빠사나)

• 생각이 어디서 일어나는지 보기

• 감정의 중심이 어디 있는지 보기

• “나라는 느낌”이 실제 어디에 있는지 보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각·감정·자아감이

실체가 아니라는 것을 직접 체험하는 것.


통합(Non-duality)


이때 고요함과 움직임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음.

생각이 있어도 고요함이 깨지지 않고,

고요함 속에서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그대로 보게 됨.


본성의 직접 인식 (Recognizing Mind’s Nature)


이 단계가 바로

언어도단의 입정처,

원불교의 일원상에서 말하는

유무초월의 생사문이 드러나는 자리예요.


이 자리에서는

• 고요하지만 선명하고

• 비어 있지만 또렷하고

• 나와 세계의 경계가 흐리고

• 생멸이 일어나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음


이런 체험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나요.



3. 원불교 수행 관점에서의 핵심 절차


원불교에서는 이 자리를

일상 속에서 닦는 것을 중요하게 봐요.


사리연구(事理研究) – 마음의 이치 알기


본성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

• 마음은 움직이고,

• 본성은 고요하고,

• 모든 법은 인과로 연결되며,

• 마음을 쓰는 법을 배우는 것.


이 이해가 없으면

명상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경험을 해석하지 못해요.


정기훈련(定期訓練) – 매일 정기적으로 앉기


매일 일정한 시간, 일정한 장소에서

정(定)을 닦아야

마음이 점점 얇아집니다.


수양·연구·취사의 삼학(三學)

• 수양 : 마음을 닦아 고요하게 하는 것

• 연구 : 진리를 알고 마음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

• 취사 : 삶 속에서 선을 선택하고 악을 버리는 힘


이 세 가지가 마음을 투명하게 만들어요.


마음이 맑아지면

입정처는 억지로 들어가는 곳이 아니라 자연히 드러나는 곳이 됩니다.



4. 요가적 관점: 쁘라나(생명에너지)의 안정


요가에서는

명상에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 원인을

쁘라나의 부족· 쁘라나의 난조로 봐요.


따라서 선정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어요:


호흡 정련

• 깊고 느린 복식호흡

• 나디 쇼다나(교대 호흡)

• 우짜이 호흡


쁘라나가 안정되면

마음이 가라앉고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입정에 자연히 들어갈 조건이 준비됩니다.


아사나(자세)


단순히 유연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혈류·신경계·프라나의 흐름을 정돈하여

명상에 적합한 내부 환경을 만드는 역할이에요.


반다와 드리시티


에너지 누수를 막고 집중을 강화하는 과정.


쁘라나가 고르게 흐를 때 비로소

마음의 미세한 흔들림이 가라앉아요.



5. 가장 중요한 핵심: 알아차림의 자리를 찾는 것


결국 모든 수행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 **생각이 사라지는 자리가 아니라


생각이 사라져도 ‘알아차림은 남아 있는 자리’를 찾는 것.**


이 자리가

• 마하무드라의 마음의 본성(空·明)

• 원불교의 일원상

• 선불교의 본래면목

• 요가의 뿌르샤

• 우파니샤드의 아트만

• 현대 물리학의 ‘장(Field)의 바탕’

과 모두 연결되는 자리예요.


누구나 접근할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쉽게 열리지는 않는 이유는

“힘들어서”가 아니라

“이미 너무 가까워서”예요.


6. 30분 명상 실습


5분 – 몸과 호흡 정렬

• 척추 길게

• 횡격막 부드럽게

• 나디 쇼다나 10회

쁘라나 정렬


10분 – 열린 주시 (Open Awareness)

• 대상 없이 전체를 한 번에 보기

• 소리, 온도, 감각, 공간 모두를 하나의 장처럼 느끼기

• 생각이 나면 그냥 ‘있도록’ 내버려두기


분별이 점차 약해짐


10분 – 알아차림의 자리를 관조


아래 질문들을 마음으로 ‘살피기만’ 하세요:

• 생각은 어디서 일어나는가?

• 감정은 어디서 사라지는가?

• “나”라는 느낌은 어디에 있는가?

• 알아차리고 있는 자리는 어디에 닿아 있는가?


찾으려고 하지 말고

지켜보기만 하면 됩니다.


5분 – 생각이 사라졌을 때 남는 자리 머물기

• 고요함이 오면 그대로 두기

• 고요함이 없어도 괜찮음

• 고요함 vs 생각 둘 다 하나의 장에서 일어남

• 그 장에 머물기


이 단계가 바로

입정처가 ‘살짝 열리는 순간’이에요.



7. 결론


입정처는 만들어 들어가는 문이 아니라

마음이 고요해질 때 ‘저절로 드러나는 자리’예요.


그 문을 여는 수행은

• 사마타의 안정

• 위빠사나의 관조

• 유무를 넘는 통찰

• 프라나의 안정

• 분별이 고요해지는 알아차림

이 흐름을 자연스럽게 진행할 때 열립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언어도단의 입정처, 유무초월의 생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