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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실상을 경험해야 하는 이유

_ 그리고 그 경험 이후에 달라지는 삶, 어떻게 살고 싶은가?

by 은종


1. 왜 존재의 실상을 ‘직접 경험’해야 할까?


세상에는 많은 지식이 있다.

명상에 대한 책도 많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알려주는 강의도 넘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흔들리고,

여전히 사랑에 상처받고,

여전히 자기 자신과 화해하지 못할까?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지식은

생각의 층에서 이해되는 것이고,

존재의 실상은

생각의 층 아래에서만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마음의 근원은

설명하거나 분석해서 도달하는 자리가 아니다.

그 자리는

직접 경험을 통해서만 열린다.


왜 그래야 할까?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1) 마음의 원본 상태를 알아야 삶이 편안해진다


평소 우리는

‘생각이 만든 나’ 속에서 살아간다.

그 ‘나’는 과거 경험, 상처, 평가, 비교, 욕망이 뒤섞인 혼합물이다.

그래서 조금만 일이 생겨도 흔들린다.


그러나 실상의 자리를 단 한 번이라도 직접 보면

아주 깊고 조용한 확신이 생긴다.


“아, 내가 나라고 믿어온 건 생각의 모양이었구나.

나는 생각이 아니라,

생각을 비추는 알아차림이었구나.”


이것이 첫 번째 자유다.

이 자리만 보아도 삶의 무게가 절반은 내려간다.



2) 불안과 집착이 사라지는 이유


세상 대부분의 고통은

‘내가 가진 것으로 나를 증명하려는 마음’에서 일어난다.

• 사랑받아야 내가 괜찮고

• 돈이 있어야 안전하고

• 성취해야 가치 있고

• 인정받아야 존재가 인정되는 것처럼 느끼는 삶


이 구조 안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불안은 끝나지 않는다.


실상을 보면 이 구조가 통째로 흔들린다.


“가장 중요한 건 이미 내 안에 있었다.”


이걸 마음이 직접 경험하면

바깥의 조건들은 더 이상 나를 규정하는 힘을 가지지 못한다.


불안이 사라지는 이유는

불안의 뿌리가 뽑히기 때문이다.



3) 마음을 대상화하는 힘이 생긴다


실상을 보기 전에는

나와 감정이 하나다.

불안이 오면 내가 불안하고

화를 느끼면 내가 화난 사람이고

슬픔이 오면 내가 슬픈 존재가 된다.


실상을 본 뒤에는 이렇게 된다.

• “지금 불안이 오고 있네.”

• “지금 마음에 화가 올라오는구나.”

• “지금 슬픔의 파동이 지나가고 있네.”


내가 감정을 붙잡지 않기 때문에

어떤 감정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이게 ‘자유의 시작’이다.



4) 삶의 큰 방향이 선명해진다


실상을 보면

복잡하던 삶이 아주 단순해진다.

• 꼭 해야 하는 일

• 하지 않아도 되는 일

• 미루고 있던 자신의 진짜 바람


이런 것들이 한눈에 보인다.

구름이 걷히고 산의 등선이 드러나는 것처럼

삶의 길이 또렷해진다.



5) 마음의 고요가 삶 전체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실상은 죽어 있는 고요가 아니다.

생명력과 지혜가 흐르는 고요다.


한 번 그 고요를 만난 사람은

삶의 어떤 일이 와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밖이 아무리 흔들려도

안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된다.



2. 그 자리를 경험한 뒤,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실상을 본 사람은

삶이 ‘조금’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뀐다.


아래 내용은

수행 전통 곳곳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변화다.

그리고 은종님이 그동안 삶에서 발견해온 변화와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



⭐ 1) 반응하지 않고 응답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예전에는

감정이 올라오면 바로 반응했다.


하지만 실상을 본 사람은

감정이 올라오는 것을 그대로 ‘본다’.

보고 난 뒤 선택한다.


이렇게 되면

삶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갈등이 크게 줄어든다.



⭐ 2) 관계가 단순해진다


실상을 보면 삶이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 억지로 맞추던 관계는 사라지고

• 진짜 연결은 남는다

• 말이 줄고 본질이 늘어난다


관계의 결이 달라진다.

내가 중심에 있으니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다.



⭐ 3) 해야 할 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실상을 경험하면

삶의 목적이 욕망이 아니라

‘내면의 흐름’에서 나온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삶이 강해진다.



⭐ 4) 세상과 화해하게 된다


실상을 보면

삶의 흐름 전체가 하나의 파도처럼 보인다.


기쁨도 지나가고

슬픔도 지나가고

상실도 지나가고

기대도 지나가고

모든 것이 왔다가 간다.


그래서 삶을 밀어내지도 않고

붙잡지도 않는 태도가 생긴다.

삶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된다.



⭐ 5) 존재의 연결성을 깊이 체감한다


실상을 경험하면

“모든 존재는 본래 하나의 장(場) 위에 있다”는 감각이 생긴다.


타인의 고통이 멀게 느껴지지 않고,

사람에 대한 연민이 깊어진다.


화 대신 이해가 먼저 일어난다.

마음이 부드러워진다.



⭐ 6) 외부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다


실상을 본 뒤

칭찬은 기쁨이 될 수 있어도

존재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비난은 아픔이 될 수 있어도

존재의 붕괴가 되지 않는다.


존재의 중심이

남이 아니라

‘본래 마음’ 위에 놓이기 때문이다.



⭐ 7) 삶을 하나의 수행으로 살게 된다


앉아 있을 때만 명상이 아니라

걷는 것도, 말하는 것도, 관계 맺는 것도

모두 하나의 수행 흐름이 된다.


삶 전체가 고요한 알아차림의 연장선 위에 놓인다.

이건 억지로 만드는 태도가 아니다.

실상을 본 사람이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방식이다.


3. 결론 — 왜 우리는 그 자리를 경험해야 하는가


한 문장으로 말하면 이렇다.


실상을 한 번 보면

이전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자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삶을 단순하게 하고,

관계를 부드럽게 하고,

마음을 강하게 하고,

존재의 중심을 바로 세운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인생의 근원적 질문에

생각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답하게 한다.


그것이

존재의 실상을 경험해야 하는 이유이며,

그 자리를 본 뒤 삶이 바뀌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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