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만드는 루틴의 힘
⏹️ 이 글은 『일의 복리』시리즈의 PART 3입니다.
40년 직장생활에서 배운 지치지 않고 오래가는 기술을 나눕니다.
AI 과제가 시작되었다. 팀원들이 당황했다. "AI를 어떻게 해요? 배운 적도 없는데." 나는 조용히 노트북을 열었다. 6개월 전부터 준비한 코드가 있었다. 독학으로 공부한 노트가 있었다. 이미 실험해 본 결과가 있었다. 과제가 시작될 때, 나는 이미 출발선 앞에 서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준비 운동을 할 때, 나는 달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묻는다. "어떻게 40년 동안 최고 인사고과를 유지했어요?" 비결은 간단하다. 단순히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일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많다. 마감 전날 밤을 새운다. 회의 직전에 자료를 만든다. 위기가 오면 불타오른다. 하지만 그다음엔 탈진한다.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다시 위기가 오면 또 불타오른다. 이것은 단리다. 매번 0에서 시작한다. 쌓이는 게 없다.
나는 예상되는 일이 있으면, 미리 해봤다. WiFi AP 과제가 올 것 같았을 때, 개인 돈으로 AP를 샀다. 집에서 실험했다. 설정을 바꿔보고, 문제를 만들어보고, 해결해 봤다. 5G 과제가 시작되기 전, 미리 환경을 꾸렸다. 오픈소스를 돌려봤다. 논문을 읽었다. 막상 과제가 시작될 때, 나는 이미 많은 지식을 습득한 상태였다. 어렵지 않게 일에 착수할 수 있었다. 이것이 복리다. 6개월 전의 공부가, 오늘의 성과가 된다. 지난 프로젝트의 코드가,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된다. 작년에 쓴 메모가, 올해의 설루션이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40년 했다. 가장 중요한 습관은 이것이다. 기록하는 것.
소스코드를 버전 관리한다. 언제든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게. 구글 독스에 개발 과정을 기록한다. 공식 문서에는 없는, 실전 노하우를. FAQ 표를 만든다. 문제 상황, 왜 발생했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다음 프로젝트에서 유사한 문제가 나타난다. 꼭 나타난다. 나는 문서를 뒤진다. "아, 이거 작년에도 봤는데." 해결책이 거기 있다. 5분 만에 해결한다.
새로운 문제면, 해결하고 또 기록한다. 이 문서가 쌓이면서, 단발성이 아닌 축적된 지식이 된다.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 초기부터 "메모 문화"를 강조했다. 회의 전, 6페이지 메모를 쓴다. 파워포인트 금지. 문서로만. 베조스는 말했다. "글로 쓰면, 생각이 명확해진다." 기록은 생각을 정리한다. 지식을 축적한다. 복리를 만든다.
40년 중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한 번은 팀 과제가 종료되었다. 신규 과제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팀원들이 하나둘 다른 팀으로 옮겼다. 나도 떠날 수 있었다. 안전한 곳으로. 하지만 기다렸다. 미래를 봤다. '새로운 과제가 올 거야. 그때 남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갈 거야.' 결국 새로운 과제가 시작되었다. 남은 사람들은 새로운 개발을 하게 되었다. 떠난 사람들? 꼭 다 잘되진 않았다.
또 한 번은 대 팀제로 정책이 바뀌었다. 두 팀이 합쳐졌다. 해외파 박사인 다른 팀 팀장이 새 팀장이 되었다. 나는 관리자에서 개발자로 돌아갔다. 좌절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질문을 바꿨다. "다음은?" 박사 과정에 도전했다. 합격했다. 9년 후, 박사 학위를 받았다. 변화가 기회가 되었다.
탈레브는 『안티프래질』에서 말했다. "어떤 것들은 충격과 스트레스에서 이익을 얻는다." 깨지지 않는 것(robust)이 아니라, 충격을 통해 더 강해지는 것(antifragile). 위기가 왔을 때, 무너지지 않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성장하는 것.
내 일의 리듬은 이렇다.
하루 단위: 근무시간에 일한다. 저녁엔 운동과 독서.
일주일 단위: 주말에 청소와 요리. 매주 일요일, 미국에 있는 딸과 영상통화.
한 달 단위: 캘린더에 해야 할 일을 기록한다. 미장원, 쇼핑, 정기 점검.
별거 아니다. 하지만 지킨다. 리듬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다. 몰아치기는 단기적으로 생산적이다. 하지만 지속 불가능하다. 리듬은 단기적으로 느리다. 하지만 40년을 간다.
칼 뉴포트는 『딥 워크』에서 말했다. "최고의 성과는 집중된 시간에서 나온다. 하지만 집중은 유한하다." 하루 4시간. 그 이상 집중하면 질이 떨어진다. 문제는 우리가 8시간, 10시간, 12시간 일한다는 것이다. 집중이 아니라, 시간 때우기가 된다. 나는 필요할 땐 몰아쳤다. 마감 전엔 밤을 새웠다. 하지만 그다음엔 쉬었다. 회복했다. 무한정 달리지 않았다. 단거리 달리기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마라톤을 뛰는 리듬을 찾았다.
엘리트 바이올리니스트를 연구한 안데르스 에릭슨의 연구가 있다. 최고 수준의 연주자들은 하루 평균 3.5시간 연습했다. 중간 수준은 더 많이 연습했다. 하루 5-6시간. 차이는 집중도였다. 최고 수준은 90분 연습, 15분 휴식을 반복했다. 완전히 집중했다가, 완전히 쉬었다. 중간 수준은 쉬지 않고 오래 했다. 하지만 집중도는 낮았다.
40년을 버틴 비결은 이것이다. 집중할 때 집중했다. 쉴 때 쉬었다. 일과 삶을 분리했다. 일주일과 주말을 분리했다. 한 달의 리듬을 지켰다. 완벽하지 않았다. 가끔 무너졌다. 하지만 다시 세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상되는 일은 미리 준비했다. 배운 것은 기록했다. 위기는 기회로 바꿨다. 이 작은 선택들이 매일 반복되며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하루키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4시간 쓴다. 그다음 10km 달린다. 그리고 독서한다. 30년 넘게 같은 루틴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지루하지 않아요?" 하루키는 말한다. "루틴이 있어야 창의성이 나온다." 나도 같다. 40년간 비슷한 리듬으로 살았다.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퇴근 후 루틴이 있었다. 주말의 패턴이 있었다. 이 루틴이 나를 지켰다. 번아웃 없이 40년을 버티게 했다.
당장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
첫째, 6개월 준비. 6개월 후 예상되는 일이 있는가? 오늘부터 조금씩 준비해라. 책 한 권 사기. 도구 하나 실험해 보기.
둘째, 오늘의 기록. 오늘 배운 것 하나, 해결한 문제 하나를 적어라. 구글 독스든, 노트든.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내일의 리듬. 내일 몇 시에 일하고, 몇 시에 쉴지 정해라. 지켜라. 일주일, 한 달도 마찬가지.
이 세 가지를 한 달만 해보라. 당신의 일은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지속가능해질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쉽다. 지속적으로 일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40년을 버티려면, 열심히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가야 한다. 복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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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3. 성장의 복리: 열심히가 아닌 지속적으로 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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