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대지 위에 타오르는 전사의 노래
듀로타의 메마른 붉은 협곡을 지나 거대한 철문을 통과하는 순간, 원시의 워드럼이 피를 뜨겁게 달군다. 바위를 깎아 세운 거대한 성벽, 날카로운 가시와 철판으로 둘러싸인 망루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음악 - 오그리마는 그 자체로 살아 숨 쉬는 야수의 심장이다.
이곳의 음악은 속삭이지 않는다. 그저 포효할 따름이다.
썬더블러프의 평화로운 플루트 소리나 언더시티의 음울한 선율과는 차원이 다르다. 오그리마의 음악은 호드의 심장부답게, 모든 부족의 영혼이 하나로 모여 만들어낸 전쟁의 교향곡이다.
처음 힘의 계곡으로 들어섰을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그롬마쉬 요새의 거대한 철문 앞에서 들리던 워드럼의 울림. 대족장의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오를 때마다 음악이 점점 강해지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가로쉬가 그 거대한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의 그 위압감이란..
오그리마의 워드럼이 울릴 때마다, 호드의 역사가 되살아난다. 블랙핸드의 철권이 휘두르던 시절부터, 오그림 둠해머의 전설적인 망치질, 그리고 넬쥴의 어둠 속 예언까지. 이 도시의 음악에는 호드의 전설이라 불리는 그들 모두의 숨결이 녹아있다.
특히 그롬 헬스크림 - 만노로스의 저주를 끊어낸 그 전설적인 전사. 그의 아들 가로쉬가 대족장이 되기 훨씬 전부터 이 음악 속엔 그의 혼이 살아 숨 쉰다. 전쟁노래 부족의 함성과 서리늑대 부족의 울부짖음, 검은바위 부족의 망치질 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진다.
Jason Hayes가 처음 오그리마의 영혼을 음표로 새겼을 때, 작곡가는 스랄이 이끄는 신생 호드의 거친 숨결을 담아냈다. 코도비스트 위에 올라탄 호드 전사들이 거대한 워드럼을 두드린다. 그 진동은 땅을 타고 올라와 발바닥을 간질이고, 척추를 타고 올라가 가슴을 두드린다. 마치 거대한 심장이 대지 아래서 뛰는 것처럼, 규칙적이면서도 압도적이다. 그리고 그 위로 뿔피리의 낮은 울림이 겹쳐진다 - 전쟁의 Horn이 칼림도어의 뜨거운 바람을 타고 메아리친다.
2분 15초. 짧지만 강렬한 이 순환은 마치 전투 전 의식처럼 반복된다. 은행 앞 모닥불 주위로 모여든 전사들과 사냥꾼들, 주술사들. 경매장에서 아이템 값을 흥정하다가도, 대장간에서 수리를 하다가도, 그 워드럼 소리가 들리면 모두가 같은 리듬으로 숨 쉬었다. 워드럼과 Horn의 깊은 울림은 말했다. 우리는 살아남았다고. 우리는 굴복하지 않았다고.
대격변이 아제로스를 찢어놓았을 때, 오그리마는 재탄생했다. 가로쉬가 대족장의 자리에 오르면서 도시는 요새가 되었고 음악은 전쟁의 서곡이 되었다. 이 시기, 고블린들이 호드에 합류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David Arkenstone이 4개월 동안 혼신을 다해 빚어낸 새로운 선율 - 여기서 워드럼은 더 이상 혼자 울지 않는다. 수십 마리의 코도비스트 위에서 연주되는 워드럼이 복잡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위로 더욱 강렬해진 Horn의 포효가 덮친다.
금관악기가 천둥처럼 터져 나온다 - 전쟁의 뿔피리들이 서로 호응하며 울부짖는다. 이것은 오크의 전통적인 Horn을 현대적 금관악기로 확장한 것은 아닐까? 날카롭고도 웅장한 그 소리는 가로쉬의 오그리마를 완벽하게 빗어나간다. 아버지 그롬의 전설을 이어받으려는 아들의 야망, 철과 피, 정복과 지배의 의지가 모든 음표에 새겨져 있다. Warcraft 시리즈의 모든 음악을 만들어낸 Russell Brower와 Derek Duke가 합류해 만들어낸 이 거대한 음향의 벽은 듣는 이의 척추를 곧게 세우고,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든다.
Arkenstone은 게임을 직접 하지 않았다. "중독될까 봐"라는 그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대신 그는 컨셉 아트의 붉은 하늘과 철로 된 가시, 그리고 오크 전사들의 흉터 난 얼굴을 보며 음악을 만들었다. 그 결과물은 놀라웠다 - 게임을 하지 않고도 그는 가로쉬가 지배하는 오그리마의 맥박을 완벽하게 포착해냈다.
피로 물든 전장에서 돌아온 전사가 오그리마의 문을 통과할 때, 음악은 말한다 - 집에 왔다고. 하지만 동시에 상기시킨다 -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고. 이 이중성이 바로 호드의 운명이다. 안식과 전투, 귀향과 출정, 평화와 전쟁이 영원히 교차하는 곳.
절벽을 따라 걸으며 들었던 워드럼의 메아리. 지혜의 골짜기에서 주술사 훈련사를 찾아 헤매던 날, 돌벽에 부딪혀 증폭되던 그 울림이 길을 안내해주던 기억. 대규모 공격대가 출정 전 집결했을 때, 수백 마리의 코도비스트가 일제히 움직이며 워드럼을 울리고, 전쟁의 Horn이 하늘을 찢으며 모든 전사의 혈관에 아드레날린을 주입하던 그 격렬한 순간들.
클래식 서버가 열렸을 때, 수많은 전사들이 다시 오그리마로 돌아왔다. 오래된 워드럼이 다시 울렸을 때, 강인하다고 자부했던 많은 이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때 젊고 거칠었던 자신과의 재회, 함께 싸웠던 형제들과의 추억, 불가능해 보였던 적들을 쓰러뜨렸던 승리의 기억이 모두 되살아났다.
오늘도 오그리마의 워드럼은 멈추지 않는다. 스랄 시대의 원시적 울림과 가로쉬 시대의 강철 같은 포효가 공존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호드의 불굴을 노래한다. 하나는 생존자의 집념을, 다른 하나는 정복자의 야망을 외친다.
듀로타의 붉은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 오그리마의 횃불들이 타오른다. 그리고 음악은 계속된다. 더 크게, 더 강하게, 더 야성적으로. 이 음악 속에는 블랙핸드의 철권이, 오그림 둠해머의 명예가, 넬쥴의 지혜가, 그롬 헬스크림의 희생이, 스랄의 비전이, 그리고 가로쉬의 야망이 모두 살아 숨 쉰다. 전쟁노래 부족의 함성과 서리늑대의 포효, 피눈물 부족의 격노와 으스러진 손 부족의 끈기 - 모든 호드의 역사가 이 워드럼의 울림 속에 녹아있다.
워드럼의 진동이 온 몸에 느껴진다. 코도비스트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가죽이 떨리고, 그 파동이 가슴을 관통한다. 심장이 그 리듬에 맞춰 터질 듯이 박동한다. Horn의 울림이 피를 끓어오르게 한다. 그리고 전투 본능이 깨어난다. 손은 저절로 무기를 찾고, 근육은 긴장한다. 그렇게 오그리마의 워드럼은 멈추지 않는다.
전사여, 일어서라. 도끼를 들어라. 피와 명예를 위하여. 록타르 오가르. 호드를 위하여! For the Hor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