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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고미 Aug 12. 2021

나는 사실 진짜로 고기를 좋아하는 게아니었다.

비건이 되고 나서 알게 된 것

인스타그램 @b_gomi_

나는 사실 진짜로 고기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다.


“고기 안 먹고 싶어?”
“응, 전혀. 생각도 안 나”


비건을 시작하며 나에 대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고기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정말로 고기를 좋아했던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비건을 시작하고 나서 단 한 번도 고기가 생각난 적이 없다. 고기의 맛이 그립지도, 먹고 싶지도 않다. 오히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맡게 되는 고기 굽는 냄새로부터 빨리 벗어나고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제육볶음이 먹고 싶고, 찜닭과 치킨이 먹고 싶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냐고?!

사실 그 음식 자체를 좋아했던 거지, 고기가 그립고 고기가 먹고 싶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제육볶음이 먹고 싶은 것은 고기가 먹고 싶은 게 아니라 제육볶음을 이루고 있는 매콤한 양념과 그 안에 들어간 여러 가지 재료들이 먹고 싶은 것이다.


쉽게 말해서, 내가 찜닭이 먹고 싶은 건 닭이 먹고 싶은 게 아니라 찜닭을 이루는 자극적인 맛을 기억하는 것이다. 찜닭에 들어가는 양념과, 당면, 채소가 먹고 싶은 것이지 궁극적으로 고기가 먹고 싶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고기가 먹고 싶은 건 아닌데 단지 그 요리의 맛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깨달았다. 나는 고기를 좋아했던 게 아니라 그 요리 자체를 좋아했다는 것을. 


살아오면서 내가 먹어왔던 거의 모든 요리에는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고기가 함께였기에 내가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 음식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비건이 된 나는 고기가 없는 제육볶음을 먹고, 닭이 없는 찜닭을 먹는다. 닭고기가 없는 치킨을 먹는다. 고기만 콩고기로 대체해서 넣는 것만으로도 그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충족이 된다. 왜냐하면 나는 고기가 먹고 싶은 게 아니라 그 음식을 이루는 매콤하고 자극적인 양념과 바삭한 튀김옷이 먹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치킨이 먹고 싶은 날이면 좋아하는 비건 식당에 찾아가 콩치킨을 먹는다. 갓 튀겨져 나온 콩치킨은 바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매콤 달달한 양념도 전부 다 비건으로 먹을 수 있다. 

고기 없는 만두, 육수 없는 냉면

요즘은 마트에 가면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진 만두, 냉면, 라면 등 다양한 채식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에는 비건으로 먹을 수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정말 다양한 카테고리의 채식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채식을 하지 않는 가족들도 말 안 하면 비건 음식인 줄 모르겠다는 평을 할 정도로 정말 맛있고 다양한 음식들을 비건으로 즐길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먹으면서 살 수 없다는 게 슬퍼서 비건을 못하겠어!'라는 생각에 비건의 시작을 망설이고 있다면, 좋아하는 요리를 식물성 재료로 대체해서 먹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 먹고 나서 속이 편안한 비건 요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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