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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고미 Jul 23. 2021

시작

Go vegan!

인스타그램 b_gomi_


“비건을 어떻게 시작했어?”


단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계기로 시작한 비건 지향의 삶은 처음부터 난관 그 자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까지 무모했을까 싶을 정도로 일주일 동안 삼시 세 끼 샐러드만 먹었다. 비건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공부도 없이 채식을 하려면 샐러드만 먹어야 한다고 극단적으로 생각한 탓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이건 아니다 싶었다.


비건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충분했지만, 이런 삶을 행복하게 오래 지속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세상에 맛있는 음식들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빵과 케이크에도 버터, 우유, 계란이 들어간다니... 내가 지금까지 먹어왔던 맛있는 음식들을 전부 다 포기하고 산다고? 말도 안 돼!'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닥치는 대로 비건 식당을 검색했다. 찾아보니 서울에는 생각보다 많은 비건 식당과 비건 베이커리가 있었다. '오, 이런 곳이 있다니!' 신이 나서 공책에 모두 받아적었다. 

적고 나니 갈 수 있는 곳들이 빼곡하게 채워졌다. 더 이상 샐러드만 먹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함께 얼른 비건식당에 가보고 싶다는 설렘으로 가득찼다.


찾아보니 채식 식당 정보를 모아놓은 어플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도에 내가 있는 위치를 설정하면 근처에 있는 채식 식당들을 알려주는 아주 유용한 어플이다. (채식한끼)


여러 곳들을 검색해보면서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재료만으로 음식을 만드는 식당과 카페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그리고 이제야 뭔가 제대로 시작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함께 채식에 대한 제대로 된 공부와 지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첫 번째 순간이었다.


비건 식당을 찾아다니면서 느낀점은 채식으로도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정말 많다는 것이었다. 내가 평소에 먹었던 음식에서 동물성 재료들을 배제하면 나는 무엇이든 먹을 수 있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먹어왔던 동물성 재료들을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리고 오히려 동물성 재료들을 배제한 음식이 훨씬 더 담백하고, 속이 편안하다는 것을 몸이 먼저 알아차렸다.


그렇게 나는 서울 곳곳의 비건 식당을 찾아다니며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모두 먹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먹어왔던 음식의 재료가 동물성에서 식물성으로 바뀌었을 뿐, 맛에서의 차이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좋아하는 음식을 모두 식물성 재료로 대체해서 먹을 수 있다니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 할 이유가 더더욱 없어졌다. 


맛있고 건강한 음식들로 나를 채우는 비건 지향의 삶이 즐거워졌다.


#비건 #비고미 #비건지향 #비건지향비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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