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구루 Jan 20. 2017

위로가 필요한 순간

L`impossibile Vivere


                                                                                                                              

조직이 개편됐다. 예상과 다른 개편안이 발표되고 많은 사람들이 혼돈 속에 한 주를 보냈다. 부서 간에 통폐합이 강행되는 와중에 모두들 나의 업무는 무엇이 될까, 누가 나의 팀장이 될까, 나는 누구와 일하게 될까 초조해하며 두려움 속에 한 주를 보냈다. 수년 만의 대개 편이었고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한주였다.



드디어 개편안이 확정되고 인력 세팅이 끝났다. 나의 소속과 업무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주변인들과 리더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기존 실무자로서 업무부담을 더 지게 됐다.



아직 정식으로 업무가 시작되기도 전이었지만 너무나도 예상되는 전개에 밀려오는 부담감으로 자꾸만 한숨이 나왔다. 입맛이 없어 아이가 남긴 밥을 아주 조금 먹었을 뿐인데 신경을 써서 그런지 소화가 되지 않았다.



아이를 재우고 거실에 나와 TV를 켜자 팬텀싱어 재방송이 방영되고 있었다. 순간 테너의 감미롭고 낮은 목소리 위로 노래 가사가 들려왔다.



산다는 건 산다는 건
두려움을 치료하는 거야

 


새롭게 바뀐 환경과 변화에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던 밤. 꼭 내게 속삭여주는 것 같은 가사에 숨소리를 죽이고 온 신경을 기울여 노래를 들었다.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노래가 끝나고 가사를 찾아보았다. '어떻게 이런 가사를 썼을까'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동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을 만큼 위로가 되는 가사였다.



캄캄한 방에 이불을 덮고 누워 핸드폰 화면에 새겨진 글자들을 몇 번이고 되뇌어 읽었다. 새벽 두 시를 넘겼던가. 잠들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밤 나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산다는 건 정말 그런 일일 지도 몰랐다. 두려움을 치료하는 것.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 이른 아침 현관문을 열고 집을 나서니 하얗게 눈이 쌓여 있었다. 걸음을 내딛자 쌓인 눈 위로 하나 둘 전에 없던 발자국이 새겨져 갔다.




http://naver.me/FeGRpcpI





전쟁 같은 삶 속에서
약자는 잠시 희망을 품지만
아마도 잠시 빛나다
다시 어둠 속으로 빠지겠지

나는 여전히 이 불가능한
게임 같은 삶 속에 속해 있지만
아직 사랑할 수 있고
매번 다시 살아서 돌아올 수 있어

산다는 건 산다는 건
두려움을 치료하는 거야
살아야지 살아야지
살아있음을 느끼는 삶을 사는 거야

자라나기 힘든 발코니에서조차
살아내는 나무를 보며
내 마음속
모든 것이 좋아지는 것을 느껴

능력 있는 사람만이 성공한다고 믿지 마
그런 어리석음이 너의 모든 것을 삼켜버릴지도 몰라

산다는 건 산다는 건
네 자신을 이해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살아야지 살아야지
너보다 더 잘해내는 사람은 없을 거야
살아야지 살아야지 나와 약속했잖아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삶에 미쳐보는 거야

살아야지 살아야지
더 깊고 열정적으로
살아야지 살아내야지
네 안의 모든 그 떨림을 느껴봐

살아야지 살아내야지
너보다 더 잘해내는 사람은 없을 거야
나와 약속했잖아 네 삶이 끝날 때까지                                                  


                                                                                                                      

                  


글과 사진 | B구루

작가의 이전글 처음이라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