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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리 Nov 06. 2020

엄마와 엄마, 엄마의 이야기 <친애하고 친애하는>

밀레니얼 작가의 소설에서 만난 '일 하는 여자들' #1

안녕하세요? 일하는 여자들의 북클럽 <19호실로 간 여자들> 책지기 볼리입니다. 이번 10월 북클럽부터는 새로운 주제로 시작하는데요. 바로 밀레니얼 작가의 소설에서 만난 '일 하는 여자들' 이란 테마로 1981년부터 1996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겪는 직장생활에 대해 여성 작가가 쓴 세 편의 소설을 만나볼 예정이랍니다. 이번 달은 그 첫번째 책으로 백수린 작가의 '친애하고 친애하는' 을 10월 북클럽장인 저의 PICK으로 진행했습니다. 





이 책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추천받은 책인데요. 워커홀릭 엄마와 보살핌을 외할머니부터 받은 딸(인아) 사이의 관계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외할머니를 다시 돌보게 된 딸이 엄마를 이해하는 과정, 그리고 결혼, 출산, 육아, 그리고 취업까지 다시 자신의 삶을 선택해가는 과정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 해보고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북클럽에서 소설을 다루게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이번 달 19호실엔 누가 왔나요?

클럽장 : 볼리
방문자 : 미뇽, 앨리, 크런치


오랜만에 소설이었는데요. 여러분은 이 책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특히 좋았던 문장 또는 구절과 함께 전체적인 감상평을 들려주세요.


볼리

p.120_그렇지만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이후의 언젠가, 내가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을 때, 강이 "그럼 너는 우리 아이를 너처럼 외롭게 만들어도 좋다는 거야?"라고 물었다는 사실만큼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 지금도 나는 강이 그 말을 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목구멍이 뜨거워지는데 그것은 그가 가장 내밀한 부분, 그에게만 어렵게 드러냈던 나의 연약한 부분을 너무도 무심한 방식으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이 일을 기억할 때마다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상처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진실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와 닿았는데요. 현재도 남편과 저는 아이를 돌보는 일에 있어 시간을 들일지, 돈을 들이지에 대한 고민이 늘 있거든요. 그리고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상처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라는 말에 공감이 되었어요. 실제로 아무리 가족이라도 모든 걸 이해 할수도 받을 수도 없다는 것을 느끼거든요. 아무리 부부사이라도 배우자가 취약점을 100%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남편에게 상처를 받은 주인공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구절이었습니다.


크런치

p.123_"부수기 때문에 무대 디자인을 하고 싶어졌다는 말이에요?" 내 이야기를 듣는 누군가 그렇게 묻는다면, 나는 대답할 것이다. "네." 부숴야 할 줄 알면서도 짓기 때문에. 오직 그뿐이다.


우리는 대부분 엄마의 사랑을 위대하고 큰 존재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자라면서 엄마를 이해한다는 것은 엄마도 인간이기에 불안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 같아요. 그래서 부셨다 다시 만드는 무대장치로 표현한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 이 책의 작품해설 부분에서도 나오는데, 엄마의 사랑이란 성공이나 실패를 위한 것이 아닌 한계를 측정하기 위해 설치하고 부수기를 반복하는 임시적 구조물에 불과하지 않는다고 나와요. 반복되는 실패에도 계속 해내는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죠.


미뇽

p.91_복날에는 삼계탕을 나눠 먹고,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을 지어 먹고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함께 먹는 사이.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좋은 날 같이 보낼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라고 할머니는 언젠가 내게 말했는데 그 런 의미에서 보면 할머니를 살게 했던 사람들을 나나 엄마가 아니라 아가다 할머니와 글로리아 할머니였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허하고 외롭다고 느껴질때가 있어요. 저는 친구이자 배우자인 남편과의 시간을 통해 제가 살고 있는 이유를 찾곤 하거든요. 아무리 힘들어도 이 사람과 맛있는 걸 먹고 캠핑하면서 이겨내고 기쁨과 행복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해져요. 할머니에겐 아가다 할머니와 글로리아 할머니였듯 제게는 그 사람이 남편임에 복 받은 사람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가족으로 그런 사람을 만난 사람은 삶을 되게 안정적으로 사는 것 같아요.


앨리

p.51_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는 중국인 거리 뒤편의 공원까지 조금 걷기로 했다. 나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걸었고 엄마는 우리와 조금 떨어져서 걸었다. (중략) 사진 속의 우리 셋. 나는 할머니가 돌아신 후 휴대전화로 찍은 그 사진을 인화해 냉장고 위에 자석으로 붙여놓았다.


저는 할머니와 엄마와 딸이 같이 외식하는 장면에서 실제의 제 삶과 비슷해서 동질감을 느꼈어요. 저는 외할머니와 38살 밖에 차이가 안나거든요. 모두가 장녀인 외할머니, 엄마 그리고 저는 서로 장녀의 애환을 공유하는 기분이 들어요. 




주인공 인아는 엄마의 전공을 따라 기계공학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휴학을 하고 고민했던 장면이 있어요. 그러면서도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고싶은 말을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도 보았는데요. 혹시 여러분은 부모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애썼던 경험이 있는지 이야기 나눠 봐요. 


크런치

저는 언니랑 15개월 차이 밖에 나지 않는데요. 엄마는 언니에게만 교육의 기회를 몰아줬어요. 어쩌다 언니를 따라 다닌 학원에서는 학습의 속도가 느린 제 자신이 늘 초조했던 것 같아요. 언니는 성적에 따라 엄마에게 칭찬을 받기도 혼이 나기도 했는데, 저에게는 큰 피드백이 없었거든요. 저는 둘째라 학업이나 진학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 했는데, 언니는 부모님을 충족시키려고 했던 것 같아요.


미뇽

반대로 저는 남동생에게 교육의 기회가 가는 것을 경험했어요. 저는 학원을 다니지 않았는데, 동생은 학원을 다니는 게 질투나서 동생을 미워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날 동생이 물에 빠져 생명이 위급했는데 제가 인공호흡을 하면서 구했던 일이 있은 뒤로는 동생을 책임지고 지켜줘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히려 엄마보다 제가 더 남동생에게 더 엄마 같이 혼내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되었어요. 


앨리

저는 장녀보다 부모님뿐만 아니라 다른 친척들에게도 공부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았어요. 조금만 못해도 자꾸 혼나는 반면 제 동생들은 그런 면에서 자유롭다보니 차별이다 생각이 들었죠.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본전이다라는 생각이 드니까 열심히 하고 싶지 않다는, 더이상 부모님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 감정이 드니까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싶은대로 하자는 마음가짐이 생겼어요.


볼리

장녀들은 부모처럼 살아온 것 같아요. 과도한 책임감이 부모가 나를 돌봐주는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저도 밑으로 동생이 둘이다보니 제가 잘 되어야 동생이 잘 된다는 압박감이 늘 있었죠.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아버지가 "여자는 과학자가 되어야지!"를 말을 자주 하셨는데, 그 말이 무의식중에 이과를 선택하고 부모님을 실망시키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화학과를 진학하게 된 이유도 있어요.



주인공이 할머니와의 유년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이 많았는데요. 특히 "봐라, 인아야. 세상엔 다른 것보다 더 쉽게 부서지는 것도 있어. 하지만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그저, 녹두처럼 끝기가 없어서 잘 부서지는 걸 다룰 땐 이렇게, 귀중한 것을 만지듯이 다독거리며 부쳐주기만 하면 돼."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장면을 보면서 따뜻한 돌봄과 가르침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여러분에게도 조부모부로부터 돌봄의 추억이나 기억에 남는 말이 있는지 이야기 해볼까요?


앨리

저는 엄마는 주로 남동생을 케어하셨기 때문에 거의 외할머니 손에 컸거든요. 관광버스 타고 같이 놀러다녔다는 외할머니 말씀이 참 기억이 많이 나요. 저를 데리고 놀러다녀셨던 추억이 참 좋으셨나봐요. 그래서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요. 어느 정도 컸을 때 외할머니께선 제게 "중간만 해라.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네가 덜 힘들게 살 수 있다."라고 말을 해주셨어요. 지금은 나이가 많이 드셔서 자주 아프시니 마음이 좀 아파요. 저에겐 엄마보다 외할머니가 더 감정적인 모성을 느낀 존재거든요. 지금도 찾아 뵈면 용돈도 주시고 저를 걱정해주셔요.


미뇽

저는 할아버지와 살았던 적이 있는데요. 선머슴같았던 어린 시절에 할어버지께서 "사람은 항상 깨끗하게 씻고 깔끔하게 다녀야 한다"란 말씀해주셨던 기억이 나요. 그런 할아버지가 좋아서 할아버지 방에서 잤던 기억도 나고, TV에 나오는 체조선수 되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아 초등학생 때 체육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크런치

어린 시절 외갓집 왕래를 자주 못했는데 어쩌다 한 번 갔다 헤어지면 등이 굽은 외할머니께서 우리가 탄 차를 쫓아 배웅해주시던 장면이 생각이 나요. 제가 고등학생 때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엄마가 저와 언니를 장례식장에 데려가지 않으셨어요.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이 우는 모습을 자식에게 보이고 싶지 않으셨던 거였어요. 장례식 이후 엄마가 부엌에서 "나도 엄마 보고싶어."하면서 엄청 우시는 거에요. 그 때의 장면이 저도 잊혀지지 않아요.


볼리

어린시절 저도 친할머니가 키워주셨기에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많아요. 특히 할머니와 저희 집에 함께 살 때 주말에 가족은 다 외출을 하려고 하면 혼자 남아계신 할머니가 안쓰러워서 동생들만 보내고 할머니 곁을 지켰던 기억이나요. 할머니는 항상 부지런하시고 등이 굽어 계신 기억이 나요. 돌아가시기 전 기억을 잃어버린 할머니를 뵈러 갔을 때 저를 "애기 엄마"라고 부르셨는데, 참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할머니의 존재는 제게 늘 애틋함으로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애틋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눈물이 핑 도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요. 이제 우리의 부모님도 조부모님이 되었거나 될 거 잖아요. 현재 또는 앞으로 우리의 자식을 돌보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어떤 감정이 드는지 이야기 해볼까요?


미뇽

저는 아직 아이가 없지만 부모님이 애를 낳아라고 말을 하면 친정 엄마는 키워주시겠다고 하시지만, 저 스스로는 부모님께 그 짐을 지우는 것 같아 못 맡길 것 같아요.  아이는 제 결정으로 낳았는데 그 책임을 또 부모님께 전가하는 것 같아서요. 


앨리

양가에서 낳기만 하면 도와주겠다고 하시지만 다 나이가 많으셔서 돌보기 힘드실 것 같아요. 그렇지만 맞벌이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부모님의 도움없이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정말 쉽지 않아서 나중에 친정 엄마의 도움을 받게 된다면 그게 합당한 금액을 드리면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볼리

저도 아이를 낳기 전까지 우리 부모님은 왜이렇게 자식에게 살뜰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는데요. 제가 부모가 되어 보니 그런 양육스타일의 부모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지금도 상황상 제 아이를 봐주실 수 없으시지만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시부모님께서 아이를 봐주셨는데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는데요. 남편도 시아버지가 저렇게 환한 웃음으로 아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는 게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나봐요. 


크런치

저와 언니는 2가지 모습의 엄마가 있는데요. 자애로운 엄마와 히스테릭한 엄마의 모습이었어요. 육아에 최선을 다하지만 우리에게 웃어주지 않는 엄마의 모습이 있는데요. 지금 엄마가 손자 셋을 키워주고 계신데 너무 예뻐하시는 거에요. 저희가 봐주는 비용을 드리니까 경제활동을 한다는 기쁨도 있지만 진짜 행복한 마음으로 눈에 하트가 나오듯 제 자식을 봐수시는 것 같아요. 남들은 왜 부모님께 짐을 지우냐지만 저는 이런 행복의 감정을 느끼는 기회를 드린다는 생각도 들어요.



소설에서는 할머니가 무심한 딸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하는 장면도 나오고 인아가 엄마의 힘든 유학생활의 원인이 자신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지 생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우리는 종종 모성에 대한 묘사를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한 것으로 접하곤 하잖아요. 여러분은 '엄마의 모성'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이야기 해볼까요? 덧붙여 남성의 육아휴직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해봐요.


크런치

모성은 보다 직접적으로 자애로운 말이나 행동으로 그려지고 부성은 그저 존재만으로 듬직하게 그려지는 것 같아요. 요즘도 남자가 유학이나 주재원을 가면 하지 않는 질문이 여자로 바뀌면 하게 되는 게 있어요. "애는 어떻게 해? 데리고 가?"와 같이요. 모성에 기반한 질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리고 아이를 돌볼 때 경제적인 판단으로 엄마가 일을 놓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인권의 문제로 봐야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다시 취업시장으로 돌아갈 때 남성이 여성보다 재진입률이 높아서 오히려 육아휴직은 남성이 쓰는게 더 경제적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요.


볼리

요즘 아이가 저를 많이 찾는게 정말 모성 때문인지 단순하게 시간을 많이 보내니까 그런 것인지 헷갈려요. 그리고 남편이 육아휴직을 했을 때 친정엄마가 더 난리였어요. 아이에게 엄마가 필요하단게 논리였는데 아이에겐 모성이 감정적으로 더 안정적이다는 게 좀 불편하더라구요. 엄마와 아빠의 사랑은 사랑의 크기가 다른 게 아니라 보여주는 표현의 방식이 다른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미뇽

제 남편은 육아휴직이 비교적 쉬운 직장이라 스스로 휴직을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더라구요. 대신 저보고 좀 더 많이 벌어오라며 농담하곤 해요.


앨리

저희 남편은 공기관에 다녀 육아휴직을 3년이나 쓸 수 있지만 쉽게 쓰려고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조직에 대한 눈치도 있지만 경제활동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느껴지거든요. 



이제 북클럽을 마무리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 만큼 끝으로 내가 생각하는 '엄마의 삶'을 한 줄로 표현해볼까요?


앨리 : 하나하나 더듬으며 앞으로 나가야만 하는 사람

지금까지는 하고 싶은 대로 자율성을 갖고 주도적으로 살아왔는데요. 아직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가 되면 어떻게든 끌고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 많을 것 같아요. 


크런치 : 엄마의 삶이란 자유의 가능성을 향한 이어달리기

엄마는 다음 세대에게 자신보다 좀 더 자유롭게 만드려는 존재 같아요. 그렇게 세대를 거듭하면서 점점 자유를 찾아가지 않을까요?


볼리 : 엄마는 멈춰있지 않고 계속 걸어나가는 사람

멈춰 있을 수도 없고 멈춰 있어도 안되는 존재라 생각해요. 반복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미뇽 : 여자이자 직장인이자 부모라는 멀티플레이어

엄마의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무거운 미션을 완성해야 해 부담스럽지만 가치 있는 삶이라 생각해요.




북클럽을 마무리하며...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니 등장인물의 삶을 다양한 시각으로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었어요. 할머니, 엄마, 딸이라는 3대의 삶을 이해하면서 부모의 기대감에 부응하려는 감정, 조부모에게 돌봄을 받았던 기억, 내 자식에게 느껴지는 모성 등을 이야기 나눠봤어요. 밀레니얼 세대는 커리어를 성장하고자 하는 자아와 함께 돌봄의 주체로서의 역할 갈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나의 삶도 중요하지만 내 부모의 삶, 자녀의 삶을 모두 존중하면서 균형을 맞춰 나가려는 노력이 느껴지는 북클럽이었답니다.


글.볼리



11월엔 어떤 책을 다루나요?


 <밀레니얼 작가의 소설에서 만난 '일 하는 여자들'>의 두번째 책은 1982년생 서수진 작가의 '코리안 티처'(한겨레출판)을 함께 읽습니다. 고학력 비정규직 여성인 대학교 한국어학당의 한국어 강사 네 명의 시선으로 일 하는 사람의 존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특히 서수진 작가의 인터뷰 글을 보며 이 책을 꼭 한번 같이 읽어보고 싶었는데요.



우리는 남편이 돈을 못 벌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일하잖아요. 그래서 다른 무엇도 아닌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여자에 대해 쓰고 싶었어요.


우리 어머니 세대와는 달리 요즘은 여자들도 모두 교육받고 사회에서 일하지만, 여전히 결혼하고 아기를 낳으면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아기를 키우면서 하기 좋은 일들이 여자에게 좋은 직업이라고들 하고, 그런 직종에 여자들이 많잖아요. 다시 말해 전력을 쏟지 않아도 되는 일, 메인은 아기를 키우고 서브로 할 수 있는 일 같은 것들요. 교육직이 그렇게 이야기될 때가 많죠. 대학 어학당 일도 그렇고요. 하지만 전력을 쏟지 않아도 되는 일은 없어요. 서브로 할 수 있는 일도 없고요. 그러나 아무리 전력을 다해서 임해도 서브로 취급받아요.


-서수진 작가 인터뷰, 출처 링크


일 하는 여성으로 배반과 절망의 순간을 이겨내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읽고 우리는 일 하는 여성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떻게 회복해나가는지에 대한 토론을 해보고자 합니다. 



책에 대한 소개와 일정은 인스타그램으로 공지하고 있어요.(@i.am.bolie)

11월 북클럽에 참여하시고 싶은 분은 댓글이나 인스타그램 DM으로 문의주세요.


2019년 3월부터 일 하는 여자의 북클럽 <19호실의 여자들>을 시작했습니다. 세상엔 이미 좋은 북클럽이 많지만, 지금 제게 필요한 북클럽은 일 하는 여자로서 느긋하고 단단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책과 사람이었거든요.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에서 주인공 수전이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위해 허름한 호텔 19호실에서 보내는 감정을 떠올리며, 매월 일하는 여자들이 모여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다음 일정 안내]  12/19(토)
*일정은 변경될 수 있으며 인스타그램으로 공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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