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회고 by.스여일삶 모각회
매월 마지막 날, 한 달의 회고를 기록합니다.
어떤 일을 했고, 무슨 콘텐츠를 보았고, 내 몸과 마음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자 합니다.
남편을 버리고 아이와 단 둘이 호캉스
이번 달은 부부싸움이 극에 달해 결국 명절에 시댁을 가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애만 데리고 내려가겠다는 남편 말에 더 화가 나서, 윤우를 데리고 가보고 싶었던 호텔을 덜컥 예약했다. 아들이라 더 크면 엄마랑 호캉스도 안 갈 텐데 이 참에 아들과 여유 있는 시간과 남이 해주는 밥을 먹어보기로 하니 마음이 한결 편했다. 만약 내가 소득이 없었더라면, 운전을 할 줄 몰랐더라면 가능했을까란 생각이 들어 여성의 경제적 자유와 이동의 자유가 정말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서울식물원이 내려다보이는 코트야드 서울 보타닉 파크 메리어트 호텔은 너무나 좋았다.
반려견 바닐라의 췌장염
아무리 남편과 사이가 안 좋아도 자식과 반려동물 문제만큼은 함께 의논하고 해결하고 싶었다. 갑자기 반려견 바닐라가 산책을 거부하고 힘이 없어 보여 동물병원을 가게 되었다. 진단은 '급성 췌장염'. 비교적 잦게 발병하는 염증으로 이 시기에는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피해야 해서 수의사 선생님이 하루 입원을 권하셨다. 링거을 맞고 가루 약을 하루 먹고 나니 조금 회복한 바닐라를 집으로 데려와 추천해주신 습식 사료를 급여했다. 염증을 잡고 나니 기운을 차리고 다시 활발해졌지만 이제 6살이 된 바닐라가 점점 노령견의 단계로 가는 것 같아 조금은 서글픈 2월이었다.
윤우 1000일, 바닐라 2000일 합동 파티
이번 달에 태어난 지 윤우는 1000일, 바닐라는 2000일이 되었다. 합동 파티를 위해 풍선을 불고 케이크를 준비했다. 바닐라는 좀 아팠지만 그래도 별 탈없이 회복해주었으니 그것만으로 감사했다. 윤우도 점점 언어능력과 상황판단력이 성장하는 한 달이었다. 엄마와의 미술놀이, 그리고 명작동화 읽어준 후 유튜브로 동화 뮤지컬을 연결해서 보는 것을 좋아하는 윤우는 이제 2월에 만 1세 도담반을 졸업하고 만 2세 아람반을 가게 된다. 종업식날 동요를 잘 불러 꾀꼬리상 수상해서 상장을 받아왔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생애 첫 실업급여 신청
1월에 퇴사하고 2월에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그동안 수차례 퇴사했지만 실업급여를 신청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동안 실업급여는 일종의 내발내간(내 발로 내가 나간다)라는 쫀심으로 신청하지 않았는데 결국 목구멍이 포도청인 것이다. 처음 가 본 관할 고용복지센터는 실업자로 가득했다. 코로나 19로 첫 방문을 제외하고 인터넷 수급이 가능했는데 그 신청절차가 복잡하고 이후 프로세스가 까다로워, 나이가 많으시고 행정 절차가 어려우신 분들은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실지 걱정이 되었다.
생애 첫 도서 출간 제의
1월에 한겨레에서 나온 기사를 보고 출판사에서 2030 여성의 경제적 자유 시작을 돕는 책을 써보자는 연락을 받았다. 함께 공부하자고 주식과 부동산 문장 채집을 했던 것이 책 출간까지 이어지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우선 기획의도나 절차가 어떤지 들어보기 위해 첫 미팅을 했다. 모든 여성이 자기만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철학이 필요하다는 내 입장을 전달했고, 출판사에서는 뻔한 경제/경영 서적이 아닌 인문학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읽을 수 있는 책을 써보자 하셨다. 계약서 서류를 검토하고 나면 3월에는 계약이 이뤄질 것 같다. 과연 나는 첫 종이 책을 쓸 수 있을까?
21세기 버지니아 울프 프로젝트 북클럽 기획
도서 출간을 계기로 그동안 생각만 해오던 '21세기 버지니아 울프 프로젝트 북클럽'을 기획했다. 21세기 버지니아 울프에겐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과, 글을 쓰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자유, 그리고 운전을 통한 이동의 자유가 필요하고 믿는다. 그중 경제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책을 통해 스스로 찾아보는 북클럽을 3월부터 6개월간 시작해보려 한다. 책을 선정하고 커리큘럼을 짰다. 3월 첫 주 오픈해서 북클럽을 잘 이끌어 보고 싶다.
거실에 내 서재 만들기
안방 화장실 앞 구석에서 책상을 두니 집중도 안되고 답답해서 거실로 책을 꺼내 왔다. 공간이 넓어지고 창가로 이동하니 마음에 여유가 찾아왔다. 내 방이 없다는 아쉬움에서 거실 전체가 내 공간이 된 기분이랄까. 내가 좋아하는 책과 오브제를 가져다 두고 일도 하고 책도 읽는다. 간혹 미드도 보고 게임도 하지만 무얼 하든 그게 뭐가 중요하랴. 내가 정한 내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제 글 쓰는 자아를 찾아가면 된다. 북클럽도 운영해야 하고 책 원고도 써야 하니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2월엔 10권의 책을 읽었다. 확실히 퇴사를 하고 나니 읽을 여유가 좀 생긴 것도 있었다. 이번에도 여전히 북저널리즘 콘텐츠는 하나도 읽지 못했고 종이 책은 잔뜩 샀다. 3월의 내게 디지털 콘텐츠와 전자책 독서를 부탁해본다. 이번 달에 가장 좋았던 책은 <결혼고발>이다. 평소 착한 배우자와 살고 있다면 오히려 놓칠 수 있는 결혼생활의 불합리를 잘 표현한 책이었다. 나쁘지 않다고 하여 결혼생활이 순탄한 것은 아니니까.
- 롤모델보다는 레퍼런스1 | ★★★★
- 롤모델보다는 레퍼런스2 | ★★★
- 롤모델보다는 레퍼런스3 | ★★★★
- 결혼고발 | ★★★★★
- 사람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 ★★
- 미치코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 ★★
- 엎드려 사느니 서서 죽겠다 | ★★★
- 창업가의 브랜드 | ★★★
-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 | ★★★
- 쓸 만할 일 | ★★★★★
*각 독서의 자세한 리뷰는 제목을 클릭하시면 인스타그램 링크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역시 독서의 적은 미드다. 애 재우고 밤새 보는 넷플릭스와 왓챠는 얼마나 달콤한지. 이번 달 추천작은 베버리힐스의 초호화 주택 전문 공인중개사들의 이야기인 <셀링 선셋>이다. LA 최고의 공인중개회사 오펜하임의 소속 중개인들의 일과 삶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인데 초호화 고급주택을 보는 재미와 함께 기 센 여성 중개인들의 대화와 감정을 보는 재미도 가득했다. 그리고 빌리언스 시즌1,2도 엄지 척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헷지펀드 회사 대표 바비 엑설로드와 연방 검사장 척 로즈와의 금융과 법률 간의 속고 속이는 에피소드가 흥미진진했다. 이번 달 영화 셀렉은 다소 아쉬웠다.
- 브리저튼 | 넷플릭스 | ★★★
- 셀링 선셋 시즌1~3 | 넷플릭스 | ★★★★★
- 빌리언스 시즌1~5 | 넷플릭스 | ★★★★(시즌1,2는 별5개)
- 도시남녀의 사랑법 | 넷플릭스 | ★★★
- 개미는 뚠뚠 2 | 넷플릭스 | ★★★★
- 테넷 | 시리즈온 | ★★
- 스왈로우 | 왓챠 | ★★
- 큰엄마의 미친봉고 | SBS | ★★
돈을 너무 많이 썼다. 퇴직금이 나오니 여유가 있던 이유도 있었지만 감정적으로 불안정했던 한 달이라 불안이 소비로 이어져 카드값이 1.5배는 더 나왔다. 이번 달도 역시 예쁜 쓰레기를 많이 샀지만 브랜드를 살피며 샀던 것이 많았다. 그 중 소비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 3가지 상품을 꼽아 보았다. <창업가의 브랜딩>을 읽고 프릳츠의 컵 하나 정도는 갖고 싶어 구매했다. 그리고 평소 애정 하는 쇼핑몰인 업타운홀릭(바지류가 정말 좋음)이 지그재그와 인스타그램 라이브 커머스를 우연히 보다 파격 할인을 해서 봄 재킷을 저렴하게 구매했다. 컨버스의 만족도가 큰 편이라 이번 달에도 하나 구매했다. 매년 색깔별로 하나씩을 모아 두고 싶은 운동화다.
- 프릳츠 머그컵(2개) | 29CM | 28,000원
- 업타운홀릭 어반 벨티드 재킷 | 지그재그 | 55,440원
- 척 테일러 올스타 리프트 캔버스 | 컨버스 공홈 | 61,100원
살이 계속 찌니 홈트가 절실했다. 때마침 다노에 계신 지인이 할인 쿠폰을 주셔서 3월부터 6개월간 운동권을 결제했다. 그래서 2월에는 몸풀기로 2월에는 식단을 기록하고 아들과 가벼운 운동을 시작했다. 식사 경험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몸무게가 줄어드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전월대비 평균 걸음수가 약 1700보 정도 늘었다. 확실히 목표를 갖고 의식을 하니 목표 걸음수도 도달할 수 있었다. 이제 날씨도 좋아지니 더 많이 걸을 수 있도록 해야지. 그리고 이번 달은 감정관리가 너무 힘들었다. 관계에 너무 지치고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3월에는 조금 더 여유가 찾아오길 바란다.
- 몸무게 : 51.7kg | 전월대비 -0.7kg
- 걸음 수 : 149,733보, 일평균 5,347보 (2월 목표 걸음수 5 천보 달성)
=> 다음 달 목표는 일평균 6000보에 도전(최종 목표는 매일 8 천보)
- 병원 진료 : 없음
- 감정 상태 : WORST!(worst | not bad | normal | very good | awesome)
스여일삶 모각회는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각자 한 달간의 회고에 대한 글을 쓰는 모임입니다.
모각회 자세히 보기 : https://startupwomen.co.kr/event/?idx=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