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킨포커의 월간서재(12월)

2015년 12월의 발견도서

by 볼리

프롤로그


책의 '발견성'이란 말이 있다. 도서정가제가 시작되고 난 후 출판업계에서는 이 책의 발견성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오고 있다. 어쩌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쏟아지는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아닌 진짜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발견'하길 바라지 않을까. 그게 누군가의 블로그 글이라면 나는 이번 달도 글을 쓸 당위성을 얻을테니까.

그리하여 이제는 추천도서 대신 '발견도서', '발견책'이라고 이름을 붙여본다. 아마 검색 트래픽은 많이 줄겠지만 진정 내가 원하는 <월간서재>의 목적성에 조금 더 부합될 것이다.





12월 발견책


#1.오직 기획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지적자본론>


이 책을 지은 마스다 무네아키는 일본 전국에 1400여곳이 넘는 츠타야서점을 운영하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 주식회사(CCC)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다. 그가 만드는 츠타야서점은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문화공간의 개념으로 공공시설에 도입하여 개관 13개월만에 방문객 100만명을 부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더이상 책이 읽혀지지 않는 시대에 어째서 츠타야서점은 그렇게 성공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을까.


우선 그가 갖고 있는 '효율과 행복'에 대한 가치선택을 들 수 있다. 효율은 확실히 편리하고, 편리는 대부분의 경우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가치였다. 통용된다는 것이 집단의 개념으로 보았을 때 적용되는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가 책에서 든 예시처럼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숲 속의 산책로를 지날 땐 효율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 고을 걸을 때 느낄 수 있는 개인의 행복은 결코 효율로 바꿀 수 없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츠타야서점에서 집단의 효율보다는 개인의 행복에 더 가치를 두었다. 책의 뒷장에 사진으로 나열된 각 지점별 츠타야서점 모습들이 자신들의 컨셉을 갖고 있는데, 그 서점이 위치한 곳, 그 곳의 자연환경, 사람들의 생활수준과 성향 등을 모두 고려한 기획이었기 때문이다.


[이 구절을 찾아봐]

지금까지 기업을 성립시키는 기반은 재무자본이었다. 퍼스트 스테이지나 세컨드 스테이지에서는 '자본'이 당연히 중요하다. 충분한 상품과 플랫폼을 만들려면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비사회가 변하면 기업의 기반도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상황을 결정한다.

오직 디자이너, 즉 기획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그것이 해답이다. 따라서 모든 기업은 이제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 그러지 못한 기업은 장래의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한편 소비사회는 가속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감각을 갖춰야 효과적인 기획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출처)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37432231



#2.나의 사랑 나의 가족, <강아지야 너 무슨 생각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났다. 이로 인해 많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그 기저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과 이해부족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이 단지 한 연예인의 포토북이나 에세이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초보 반려견주로서 자신의 성장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그녀 역시 잘 몰라서 반려견을 아프게도 하고 스스로 마음 졸였던 경험이 있었고 이를 통해 자신이 배운 지혜를 나누려고 하지 않았을까.


우리 인간은 언제나 자신보다 작은 존재를 돌보도록 자라왔다. 나의 경우에도 어린 남동생을 돌볼 때도 그랬고, 미혼모 영아보호소 봉사활동에서 아이들을 돌볼 때도 그랬다. 그 작은존재가 나의 도움으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도 더 큰 존재가 되기위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책의 챕터마다 수의사샘의 반려동물 팁도 유용하지만 강아지를 어떻게 잘 키우느냐 보다 함께하면서 인간인 내가, 내 가족이, 내 동료가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생각해보는 시간이 더 소중할 것 같다.


[이 구절을 찾아봐]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 더욱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나하고만 어울려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주변의 사람들, 내가 속한 사회의 사람들과 어떻게든 만나게 될 수 밖에 없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호의적으로 다가오지만, 동물을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동물을 싫어한다고 해서 무조건 동물을 배척하는 자세도 잘 못이지만, 동물 좋아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애정을 강요하는 일 역시 잘못이 아닐까.


(출처)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7835362


#3.오키나와 공간에 대한 단상, <새로운 오키나와 여행>



어쩌다 오키나와를 가게 되었다. 아마 싸게 비행기를 결재하는 걸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남편의 바지런함의 결과물일 것이다. 휴양지라는 인식이 강했던 오키나와에서 내가 여행으로 즐길 수 있는 게 있을까? 그러다 나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이라고 하기엔 매거진스러운 책. 마치 그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이 들려주는 자신의 동네 이야기 같아 정말 편하게 읽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과 그 곳의 사람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펼쳐져 나가는 게 너무 좋았다. 진작에 이 책부터 읽었다면 숙소를 골랐을텐데 너무 아쉽다.


여행을 가면 꼭 들려보는 곳이 있다. 도서관(혹은 서점), 스타벅스 그리고 시장. 책이 있는 공간은 그 나라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생각한다. 놀랍게도 오키나와가 독립출판사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일본인이 워낙 책을 많이 읽긴 하지만 작은 섬에서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고 유통이 된다고 하니 역시 오키나와는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었다. 책을 보고나서 가볼만한 곳을 체크했다. 시장길에 있는 0.5평짜리 서점부터 사람을 보고 가장 어울리는 커피를 내어준다는 카페도 들려볼 생각이다. 오키나와의 유리공예와 아기자기한 소품도 보고와야지. 이 책으로 오키나와 준비는 오키오키 오키나와!



[이 구절을 찾아봐]

가게는 오픈했을 때가 완성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요소가 더해져서 변화해 가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건 시간과 함께 일어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즐거운 일이든 힘든 일이든 모두 받아들이면서 해나가겠다는, 그렇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아요."

나는 가게는 자기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세계를 표현하고, 사람들이 그것에 공감해 주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끼는 곳. 다른 한편으로 자기표현을 뛰어넘는 변화를 추구해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어쨌든 앞으로도 틀림없이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날 거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길 생각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가게를 처음 만들었던 20대 때 자기표현과는 또 다른 형태의, 저다운 무언가에 가까워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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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7089345



에필로그


스스로 SNS로 <월간서재>를 공유하지 않기에 어쩌면 이 글의 '발견성' 역시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꼭 이 글이 아니더라도 다른 글이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개가 되면서 꽤나 높은 조회수와 공유수를 기록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발견성을 위해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책에 관련된 나의 콘텍스트를 더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쪼록 오키오키 오키나와에서 책을 좀 많이 읽고 오는 것으로.


*<도심킨포커의 월간서재>의 모든 도서는 글쓴이가 모두 읽고 난 후 소개합니다.

*<도심킨포커의 월간서재>는 매월 21일에 발행(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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