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 횡단보도는 길을 건너는 공간이자 놀이 공간이었다.
어린 마음 속에서 흰 선은 그 자체로 하나의 게임 룰이었고, 그 선을 밟지 않거나 밟기 위해 발을 조심스럽게 내딛는 일은 마치 중요한 임무처럼 다가왔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듯한 기분으로 “흰 선만 밟기” 놀이에 집중했다.
초록불이 깜박이기 시작하면 긴장감이 느껴졌고, 비가 오면 흰 선이 미끄러워져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자주 놀이를 하였다.
횡단보도는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처음 만나는 사회적 약속이자 중요한 경험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횡단보도는 단순히 길을 건너는 곳을 넘어서, 도시의 일상적인 상징이 되었다.
나는 학교 근처 횡단보도 앞에서 친구들을 기다리거나 만나서 농구, 게임 등 우리가 관심을 가지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등교했다.
도심의 사거리에 있는 횡단보도는 단순한 이동 경로에서 점차 만남의 장소이자 상징적 교차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횡단보도는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각자 바쁘게 움직이며 도시의 흐름과 활동성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공간으로 변화한 곳이었다.
최근에는 디지털화된 횡단보도를 경험했다.
바닥에 설치된 LED 조명 덕분에 어두운 밤에도 횡단보도가 쉽게 보이게 되었다.
또한, 횡단보도를 건널 때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되었는데, 신호등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로에서의 우선권은 차량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
보행자가 차량의 움직임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은 여전히 존재한다.
디지털화된 횡단보도의 발전은 기술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보행자의 편리함과 안전을 고려한 공간으로 더욱 진화해야 한다.
횡단보도 공간은 더 이상 단순히 길을 건너는 구간만이 아닌, 사람들의 삶과 도시의 에너지를 담고 있는 중요한 연결 지점이자 장소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변화와 기술 개발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