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되고 싶은 사람이 되세요

by 스틸노트


어떤 사람들과 인연 되고 싶나요?


아무런 연고 없는 타지에 이사 오고 나서 가장 많이 바랐던 게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 되는 것이었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는 것에 당시 갓 백일이 지난 아이를 키우는 초보엄마의 불안과 부담이 더해져 새로 터전을 잡은 이곳이 다소 삭막하고 두렵게 느껴졌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동네엄마친구를 사귀고 싶었지만 초반엔 먼저 말 거는 게 쉽지 않았다. 이대로 영영히 고립되는 건 아닐지 걱정이 앞섰다. 감사하게도 문화센터를 다니며 만난 친구와 연이 되어 한 번씩 만나고 있다. 수업전후로 간단히 나눈 대화들만으로 잘 맞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번호를 주고받았었다. 마음이 따뜻하고 사람을 잘 챙기고 배려하는 좋은 사람을 만났다.


온라인에서도 좋은 인연은 맺을 수 있었다. 3개월 전 시작한 글쓰기 모임 속 사람들이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는데도 이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이라는 건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동안 해봤던 모임들에서 나는 낯선 곳에 방문한 이방인처럼 겉도는 느낌이 들어 소극적으로 참여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 글쓰기 모임에서는 타인을 향한 어떠한 경계도 드러내지 않고 대화하는 사람들 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서로의 일상과 생각이 담긴 글을 읽으며 꾸준히 내적친밀감을 쌓아가고 있다. 그러다 한 번씩 서로의 이야기 속 공감대에 반응하는 대화로 이어지면 만나서 수다를 떠는 것처럼 즐겁다. 글을 통해 서로의 힘든 상황을 알아채면 각자의 방식으로 응원하고 위로한다. 그러면 누군가는 다시 일어날 힘을 얻기도, 시작할 용기를 얻기도 한다.


내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게 되기까진 노력이 필요했다. 나는 스무 살 때부터 만나고 싶은 배우자의 기준을 세워 놓고 기도했었다. 연애를 거듭하며 쌓은 데이터를 토대로 내게 더 맞는 배우자의 모습을 점점 구체적으로 상상해 갔다. 남편은 내가 기대한 약 100가지의 요소 중 단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부합하는 사람이었다. 오래도록 기준을 보고 또 보며 그려왔기에 첫 만남에 이 사람임을 확신했었다.


그 당시 나는 그 많은 조건을 두고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지 않았다. 상대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어쩌면 그 조건들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었기에 기꺼이 맞춰갔다. 배우자를 만날 당시 이미 충분한 준비가 되었던 나는 만난 지 2주 만에 결혼을 약속할 수 있었다.


살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기다리는 일은 이와 비슷한 것 같다. 내가 연결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이 내가 먼저 되어 있다면 자연스럽게 알아보고 연결된다. 서로 결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몇 마디만 해봐도 느껴진다.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며 나도 그들과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가길 바란다. 자석처럼 서로 끌어당기는 인언들이 더 많이 모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 또한 그들의 좋은 인연이 되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