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해피해?

by 스틸노트


아이는 하루하루 자라면서 엄마의 표정을 더 자주 살핀다. 내가 어떤 기분인지, 자신의 행동이 괜찮은지 늘 먼저 내 마음을 읽으려 한다. 장난을 치다가도 내가 웃어주면 더 크게 웃고, 울음을 터뜨리다가도 내가 굳은 표정으로 말하면 금세 눈물을 멈춘다.


나를 바라보고 따라 하며 조금씩 세상을 배워가는 아이. 그런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책을 펼쳐 읽는다. 김경희 작가의 <틀 밖에서 놀게 하라>에서 창의적인 아이들은 엉뚱하고, 긍정적이며, 유머러스하고 독립적이라는 문장이 눈에 띄었다. 여기서 긍정적인 태도는 부모가 먼저 세상을 밝게 바라보고, 긍정적인 언어를 쓰며, 긍정적인 경험의 기회를 계속 제공해 주는 과정 속에서 자라난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등원준비를 하다가 문득 그 내용이 떠올랐다. 마음은 여전히 분주했지만 아이의 얼굴에 로션을 바르는 손길을 차분히, 표정은 웃으며, 부드럽게 움직였다. 평소라면 시간에 쫓겨 바쁘게 움직였을 텐데 내가 달라진 걸 아이도 느꼈는지 이렇게 물었다.


“엄마, 오늘 해피해?”


순간 웃음이 나왔다. 그동안 아이의 눈에 비쳤을 내 모습이 떠올라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그래서 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너랑 있으면 언제나 해피하지!”


내 말에 씩 웃어 보이더니 그 뒤로는 모든 준비를 척척 해내는 아이다.


세상을 밝게 바라보는 것,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행동하는 것. 내가 먼저 그렇게 살려고 할 때 아이에게 생겨나는 작은 변화들. 육아를 공부할수록 아이를 키우는 일이 곧 나를 고쳐나가는 일이라는 걸 점점 더 깊게 배워간다.


내 행동과 말이 누군가를 밝게 비추는 것인지, 감정 따라 날카롭게 변하지는 않는지, 일관성을 갖고 있는지 매일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언젠가부터 화나는 마음을 표현할 때조차 아이의 모습 속에 내 표정과 말투가 보인다. 반대로 잠들기 전이나 아침에 눈뜨면 사랑이 담긴 눈빛으로 내 머리칼을 쓸어 넘기고 볼을 쓰다듬어 주는 아이의 손길에서 내 안의 좋은 부분도 발견하게 된다. 아이를 통해 나를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고칠 기회를 얻고, 내 안의 따뜻함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해진다.


‘아이를 바르게 키워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보다 ‘좋은 것을 물려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간다’는 마음으로 이 여정을 즐기고 싶다. 아이와 함께 나도 조금씩 더 좋은 어른이 되어 간다.


오늘도 그렇게, 해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