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순수하기 때문에
어른들의 순수한 마음을 알아보는 것 같다.
오랜만에 친정엄마와 동생이 놀러 오기로 했다. 알림장을 통해 선생님께 내일 가정보육을 하겠다 남기고서 아이를 데리러 갔다. 벌써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지 아이는 창문 밖에 내가 온 것을 보고도 하던 놀이를 이어 갔다. 반 문을 열고 나와서도 담임선생님께 안겨 온갖 애교를 부리며 꼭 붙어 있었다.
이 선생님은 이제 입사해서 아이를 맡은 지 4개월 정도 되었다. 초반엔 아이와 친해지는 것도, 공지를 전달하는 방식도 조금 서툴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과 노력하는 모습은 꾸준히 내게 전해졌었다. 그러다 최근에서야 아이가 그 선생님의 이름을 붙여 부르더니 먼저 다가와 말을 걸고 표현해주고 있다며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매우 기뻐하셨다. 선생님의 한결같은 관심과 애정에 이제야 아이의 마음이 열린 모양이다.
친정 엄마는 우리 삼 남매를 기르셨으면서도 어린 손녀를 다루는 건 어려워하셨다. 몇 달 만에 만난 외할머니가 낯설었는지 아이도 처음엔 외할머니의 시선에 고개를 돌려 버렸다. 조심스레 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는 친정 엄마에게 아이의 성향과 친해질 수 있는 팁을 알려 드렸다. 친정 엄마는 아이의 속도를 인정하고 기다리며 서서히 다가갔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외할머니의 장난에 반응하더니 깔깔대며 숨바꼭질을 하며 놀았다. 나중엔 외할머니가 안 보이면 어디 가셨냐며 먼저 찾기도 했다.
갓 입사한 선생님과 친정 엄마는 내가 보기엔 다소 서툴어 보였지만 아이는 이내 함께 노는 걸 즐기고 그 사람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아마도 순수하게 아이를 좋아해 주는 마음을 더 크게 느꼈기에 서툰 행동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내 기준에서 볼 때 나는 엄마로서 서툴고 한없이 부족해 보이지만, 아이의 눈에는 그보다는 나의 순수한 진심이 보이는 게 아닐까. 그래서 나를 온 마음 다해 좋아한다고 표현해 주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더 이상 잘하려는 욕심보다 진심을 담아내려 더욱 노력하고 싶어진다. 보이지 않는 어른들의 한결같은 관심과 노력에 대한 보상은 무엇보다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일 것이다.
순수한 마음을 지닌 아이가 어른들의 순수함을 알아보듯, 내 안에 긍정이 기준이 될 때 상황과 타인에게서 긍정을 눈여겨보게 된다. 그 반대가 되어 절망으로 이르게 하는 일이 없도록 근본적인 마음 하나를 세우는 일에 힘써야겠다 다짐한다. 그리하여 한 사람의 진심을 알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