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직장인들에게 오늘은 진정한 새해의 첫 시작일 것이다. 나 역시 집에서 일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새로이 맞이한다. 막상 책상 앞에 앉으니 왜인지 떨리고 긴장이 된다.
1년을 내다보는 일은 여전히 막연하지만 필요하다. 무작정 올해 나의 정체성과 키워드를 나열하고, 올해의 성장목표를 정리하며 시작한다.
올해는 확장보다는 가진 루틴을 정착하고 다듬는 것이 목적이다. 무언가를 더하고 늘리기보다, 이미 가진 것들을 제자리에 고정해 두고 성실히 이어나가고 싶다. 집에 있다 보면 금세 사라지는 시간들을 쪼개어 밀도 있게 사용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비장한 마음으로 월요일을 시작하려던 계획은 시작부터 휘청였다. 지난밤 감기 기운 때문인지 아이가 밤새 뒤척여 나 역시 깊이 잠들지 못했다. 새벽 여섯 시가 되어서야 침대를 벗어나 따뜻한 물 한 잔을 떠다 놓고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짧은 모닝페이지를 썼다.
소아과를 들렀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오니 오전 열 시. 긴 휴가를 마친 남편도 출근하고, 오랜만에 홀로 갖는 시간이다. 눈앞에 어질러진 집안일보다, 지금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엊그제 남편과 나란히 책상 앞에 앉아 ‘나의 미래’를 놓고 로드맵을 그려가며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새해 목표를 나누다, 장기 계획을 어려워하는 나를 본 남편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펜을 들고 열변을 토했다. 그때의 뜨겁던 대화가 내내 정리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불렛저널을 펼쳐, 그때의 이야기들부터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올해의 키워드와 정체성이 될 한 문장을 기록했다. 나, 가족, 일과 수입, 공간과 생활을 4개의 축에 두고 각각의 칸에 질문을 적어 넣었다. 미래에 내가 되고 싶은 모습에 가까워지면서, 현재의 나를 잃지 않고 지키기 위한 질문들이었다. 매달 이 페이지로 돌아와 나를 점검하기에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1년 뒤의 나를 떠올리며 루틴을 다시 그려보았다. 이번 달의 목표는 단순하다. 이미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성실히 해보는 것. 그렇게 기록과 글쓰기가 일상의 일부가 되고, 곧 ’나의 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기를, 조용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