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아침, 떠오르는 의미

by 스틸노트


2025년의 마지막날에서 새해 첫날로 이어지는 모닝페이지에는 그간의 회고가 담겼다. 연기처럼 사라진 것만 같던 시간들이었지만 그 와중에 자욱하게 그을린 자국으로 남는 것들이 있었다.


지난해 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고, 어느 때보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었다. 3월부터 불렛저널을 쓰기 시작하고, 5월에는 카피라이팅 수업을 들었으며, 6월부터 7월에 걸쳐 유아식 전자책을 완성해 냈다. 9월부터 글쓰기 모임에 합류했고,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으며, 12월에는 거의 2주간의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남은 것은 불렛저널과 필사노트, 전자책 1권과 브런치에 모인 40개의 글, 그리고 앨범에 인화해 둔 사진들이다. 그것이 나의 지난 시간들에게 의미가 되어 주었다.


내가 어느 때에 좌절했었고, 무엇을 할 때 자신감을 얻었었는지 떠올려본다. 나의 좌절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루틴을 멈추었을 때,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주로 모습을 드러냈다.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좀처럼 견디질 못했다. 그렇게 된 데는 부족한 잠과 운동을 챙기지 못해 떨어진 체력 탓이 컸다. 피곤하면 손에 쥔 모든 것을 놓아 버리기 쉽다. 놓으면 안 되는 감정 조절의 끈까지도.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순간에는 자신감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 높은 벽과 같던 어려움과 한계를 끝내 넘어섰을 때, 내가 얼마나 간절한지와 이미 내 안에 존재하는 강함을 동시에 깨닫는다. 거부하는 내면과 싸우고 이겨서 결국 고집스러운 행동과 태도를 변화시키고 나면 어느 때보다 뿌듯했다.


밤에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고 어떻게든 끌어올려 한 문장이라도 더 채워 글 한 편을 완성한 뒤 쓰러지듯 잠이 들었을 때. 책을 부지런히 읽고 지식과 감성의 곳간이 채워져 있을 때.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끝에 답을 찾아냈을 때. 할까 말까 하던 일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2025년은 이렇게 스스로를 어르고 달래며 끈질기게 나를 설득해서 이겨낸 순간들이 많았다. 한계를 극복하고 한 계단이라도 오르려 애쓰던 시간들이었다. 눈에 보이는 결과가 많지 않아도 속은 단단히 자리 잡았다. 그 감각을 기억하면서 새해에는 조금 더 내가 되고 싶은 모습에 가까워지길 바란다. 매일 ’한 계단 기록‘을 시작해 보는 것도 좋겠다. 루틴, 시간관리, 글쓰기, 기록, 독서, 살림, 육아, 신앙 등 모든 면에서 매일 가다듬고 발전시켜 꾸준히 계단을 올라 누가 보아도 눈에 띌 만한 성장을 이루길 바란다. 나를 설득하고 격려하고 인정해 주면서.


작년에 도전하고 이룬 것들의 시작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기록친구 리니 님 덕분에 불렛저널을 알게 되고,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던 유병욱 카피라이터의 책을 보다가 카피라이팅 수업까지 듣게 되었다. 조용히 브런치 매거진을 구독하던 알레 님 글을 읽다가 그의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고, 글쓰기 롤모델인 정지우 작가의 책들을 읽으며 담대히 글을 써나갔으며, 정여울 작가의 문장들로 용기를 얻었다.


그렇기에 좋은 사람들과 더 많이 그리고 깊이 연결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가 속하고 싶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가 되려면 나를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인맥도 실력이 있어야 쌓을 수 있다’고 했다. 실력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더 큰 도움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렇게 감사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면 서로의 좋은 인맥이 된다.


그런 의미로 올해는 전략을 세우고 실력을 쌓아나가는 시간으로 쓰고 싶다. 밀도 높은 결과물을 남기고 세상과 소통하며 나를 알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무게를 조금 더 짊어질 수 있는 힘을 길러 스스로 책임지는 인생이 되었으면 한다. 나의 삶에 디테일을 더하여 보다 선명한 나로 그려지기를 희망한다. 달마다 퀘스트를 깨며 정복하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