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만난 문장6. 헤이즈 '감기'(Feat.창모)

by 샛별

일상에서 만난 문장 6. 헤이즈 '감기'(Feat. 창모)


어제 가수 헤이즈(Heize)가 앨범 <HAPPEN>을 발표했다. 총 8곡이다. 타이틀곡은 '헤픈 우연'이다. '처음처럼 (Feat. 개리)'부터 '감기 (Feat. 창모)', 'Why', '미안해 널 사랑해 (Feat. 김필)', '빗물에게 들으니 (Feat. 안예은)', '어쨌든 반가워', 'Destiny, it's just a tiny dot.' 나머지 7곡을 들어봤다.


마침 비 오는 저녁. '감기 (Feat. 창모)' 가사가 마음을 들쑤신다.


내 기억을 삼켜 물과 함께


여자가 남자한테 하는 말이다. 여자가 지금 이 말을 남기고 떠나려 한다. 잔인하고 아픈 말이다. "내 기억을 삼켜 물과 함께" 흑흑. 그러더니 여자가 미안했는지 "이불 덮고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테니까"라고 덧붙인다. 그동안 사랑했던 기억을 지우라면서. 물과 함께 삼키라면서.


남자가 대답한다.

그냥, 용서할 테니 들어와 주라
내 집 비밀번호도 같고



저런 남자가 매달린다. 용서해준다고. 남자는 헤어질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다시 여자가 대답한다.


가야 해 너와 나 둘 중 하나
더 아프기 전에



여자는 헤어질 결심을 했다. 이미 마음이 떠났다. 여자는 "좋았던 추억까지 나쁘기 전에"라고 이쯤에서 헤어지자고 한다. "아파 아파 다 아파 지나가는 중인 거야" 이별은 다 아픈 거라며 지나갈 거라고, 너도 견디라고.


남자는 다시 말한다.


감기마저도 죽기 전 같은 고통을 느끼며,
그렇게나 앓는다는 말이야.

큰일 났다. 감기마저도 죽을 거 같은 고통을 겪는데, 남자는 이별의 고통을 견딜 수 있을까. 남자는 후회한다. 이런 이별이 올까 봐 내가 너랑 안 사귀려고 했는데, '네가 내게 다가올 때도 wait a minute'라고 말했는데, 그러나 사랑의 끌림은 어쩔 수 없었던 거. '그 몇 분 후에 1cm도 없이 나를 줬지'라며. 사랑이 올 때 이별을 생각 못한 건 아니지만, '정말 아이러니해, 아플 짓을 말자고 백번 다짐해도 결국 겪는 바이 러스니'


사랑이라는 바이러스는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다. 감기가 어디 걸리고 싶어서 걸리나. 감기처럼 사랑이란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영락없이 빠지고 마는 것. 남자는 맘을 추스른다. 겨우 '수프 한 스푼으로 나 자신을 살피지만' 잘 안 된다. 힘들다.

다섯 살 때부터 영재였던 남자 창모 ㅎㅎ

감기에 걸린 둘은 이제 나을 일만 남았다. 약을 먹고, 사랑을 물과 함께 삼켜 떠나보내야 한다. 둘은 이불 덮고 울다 지쳐 잠들 것이다. 이런 날이 몇 날 며칠 지속될 것이다. 아프지만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지나면 감기가 떨어지듯 이별의 고통도 나아질 것이다. "아파 아파 다 아파 지나가는 중인 거야"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이불 덮고 울다 지쳐 눈 감으면
다 사라질테니까


시간이 약이다. 힘들지만 감기약은 이거 밖에 없다.


비 오는 날이면 헤이즈 '비도 오고 그래서'가 생각났는데 이제는 창모와 부른 '감기'가 생각 날 거 같다. 헤이즈의 음색에 창모의 피처링이 탄탄하게 받쳐준다. 둘이 감미롭다.



https://youtu.be/5TuTG8EsiQ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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