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BOOK연구소
『죄와 벌』 하,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열린책들.
라스꼴리니꼬프는 어머니와 여동생과 헤어진 후 밤 11시에 소냐의 집을 찾아가 그녀의 발에 키스를 한다. 놀란 소냐에게 라스꼴리니꼬프는 자신은 이제 가족을 버렸고 당신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라스꼴리니꼬프는 매춘부 소냐가 영혼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비밀이 궁금하다. 소냐는 하나님을 믿고 있다고 하자 그제야 이해가 되는 라스꼴리니꼬프. 자신에게 요한복음서 11장을 읽어달라고 한다. 소냐는 리자베따와 함께 성서를 읽던 사이였다. 로쟈는 소냐에게 리자베따를 죽인 사람을 알고 있다며 내일 말해주러 오겠다며 나가고, 이 모든 얘기를 스비드리가일로프(지주)가 뒤에서 엿듣게 된다.
라스꼴리니꼬프는 예심판사를 뽀르피리 빼뜨로비치를 만나러 간다. 예심판사와 대면한 로쟈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기 어렵다. 판사는 친구처럼 대화하자고 하지만 로쟈는 자신을 체포할 예정이면 빨리하라고 한다. 이에 당황한 판사는 로쟈가 제정신이 아니라며 여러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하는 장면이다. 로쟈는 판사 앞에서 불안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지 못한다.
모피를 가공하는 직공은 로쟈가 전당포에 찾아와 헛소리한 것을 예심판사에게 말한다. 예심판사는 직공을 숨어 있게 한 후 로쟈를 불러 이야기(심문)를 한다. 이때 칠장이 니꼴라이가 와서 자신이 죽였다고 자백한다. 이를 본 예심판사와 로쟈는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하고 로쟈에게 나가라고 한다. 판사의 사무실에 숨어 있던 직공은 이 길로 로쟈에게 찾아가 자신이 잘못했다고 말한다. 이 상황에 대해 로쟈는 자신의 소심함, 증오심, 경멸감, 수치심을 느끼며 점점 자신의 죄에서 멀어지려고 한다.
루쥔(두냐의 약혼자)은 두냐와 파혼 후 분노가 치민다. 결혼할 살림집과 가구를 이미 준비했기 때문인데 주인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린다. 루쥔은 두냐에게 돈을 더 줬더라면 순조롭게 되었을 텐데 후회한다. 루쥔은 레베쟈뜨니꼬프(안드레이 세묘노비치/ 세입자, 자유주의자)가 보는 앞에서 돈을 세고 있다. 안드레이 세묘노비치는 소냐 이야기를 하면서 여성의 문제, 여성의 자유, 공산주의 공동체 등을 언급한다. 이어 소피야 세묘노브나(소냐), 소냐의 새어머니, 소냐의 아버지 장례식 등에 관한 얘기를 한다. 루쥔은 안드레이에게 소냐를 불러와 달라고 부탁하더니 그녀에게 10루블짜리 지폐를 준다.
까쩨리나 이바노브나(마르멜라도프 두 번째 아내)는 라스꼴리노프가 마르멜라도프이 장례식 명목으로 준 20루블 중 거의 10루블을 장례식 비용으로 쓴다. 남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손가락질 당하지 않기 위해/ 손님을 대접할 줄 안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다. 안주인에게 상 차리는 것을 위임한 그녀는 막상 장례식 추모연이 되자 짜증이 난다. 사람들이 묘지에는 오지 않고 추모연에만 왔기 때문이다. 옷도 차려입지 않고 까쩨리나 이바노브나와 안주인은 서로 말싸움을 하기 시작한다.
추모연에 와서 루쥔은 까쩨리나 이바노브나(마르멜라도프 두 번째 아내)에게 소냐가 어디 있냐고 묻는다. 그러더니 소냐가 자신의 100루블을 훔쳐다고 주장한다. 소냐의 엄마는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니라고 한다. 루쥔은 소냐의 주머니를 뒤지라고 말하자 100루블이 나온다. 이를 지켜본 세입자 레베쟈뜨니꼬프(안드레이 세묘노비치)는 루쥔에게 이 무슨 행패냐고 묻는다. 루쥔이 소냐 몰래 주머니에 백루블을 넣는 걸 봤다면서 자신은 루쥔이 소냐에게 선행을 몰래 베푸는 줄 알았다며 소냐가 주머니에 있는 백 루블을 잃어버릴까 봐 알려주러 왔다고 주장한다. 이를 지켜본 라스꼴리니꼬프는 루쥔이 왜 그랬는지 알겠다고 말한다. 이 자는 여동생과의 파혼으로 화가 나 자신과 소냐의 관계를 알고 이런 중상모략을 벌였다는 것이다.
소냐를 찾아간 라스꼴리니코프는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놀란 소냐는 노파를 왜 죽였느냐고 묻는다. 라스꼴리니코프는 자신이 노파를 죽인 이유(7가지 정도)를 여러 가지 말한다. 소냐는 라스꼴리니코프의 말을 듣더니 사거리에 나가 고백하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1. “그러니까 난 나폴레옹이 되고 싶었지. 그래서 죽였어....”(p.609)
2. “노파의 돈을 빼앗은 다음, 그 돈을 처음 몇 해를 위해 사용하기로 결심했던 거야. 어머니를 괴롭히는 일도 없이 대학도 다니고, 대학을 나온 다음에는 사회에서의 첫발을 보장받기 위해서 결심했던 거지. (p.611)
3. “나는 다만 <이>를 죽인 것뿐이야. 소냐, 무익하고 우하고, 해로운 <이>말이야.”
“인간은 <이>가 아니에요!” (p.611)
4. “어떻게 지금까지 이 불합리한 세상을 헤쳐 나가면서 꼬리를 붙잡아 던져 버릴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을까, 그리고 왜 지금도 그러지 못하는가라는 생각이 태양처럼 명백하게 떠오른 거야! 그래서 나는...... 내가 감행하고 싶었어. 그래서 죽였어....... 나는 다만 감행하고 싶었어. 그래서 죽였어.”(p.614)
5. “악마가 나를 유혹한 거야.”(p.614)
6. “소냐, 궤변 없이 그냥, 자신을 위해서,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서 죽이고 싶었어! 이점에 대해서 나는 나 자신에게까지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어!
7. 내가 <이>인가, 아니면 인간인가를 말이야. 내가 선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아니면 넘지 못하는가! 나는 벌벌 떠는 피조물인가, 아니면 권리를 지니고 있는가…… (p.616)
라스꼴리노프는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이때 소냐에게 소식이 전해진다. 지금 소냐의 어머니가 미쳐서 거리에서 아이들과 구걸하고 있다면서 까쩨리나 이바노브나는 냄비를 두드리고 아이들에게는 춤과 노래를 부르게 한다. 이를 본 소냐는 울면서 집으로 가자고 어머니를 붙잡는다. 까쩨리나 이바노브나는 각혈을 하며 쓰러졌고, 곧 죽게 된다. 소냐는 어머니를 안고 기절했고, 뽈랴와 꼴랴는 목 놓아 운다. 이를 본 스비리가일로프는 라스꼴리노프에게 성인이 될 때까지 한 아이당 1천5백 루블을 기탁하겠다고 말한다.
소냐의 어머니 장례식에는 가지 않는 라스꼴리노프는 식욕이 생겨 음식을 먹으려는데 라주미힌이 들어온다. 라주미힌은 라스꼴리노프에게 너는 미친 게 틀림없다고 한다. 로쟈는 두냐 이야기를 하면서 어머니와 누이동생을 잘 부탁한다고 말한다. 라주미힌은 로쟈가 비밀정치조직에 들어간 게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노파를 죽인 범인은 칠장이라고 알려준다. 예심판사 뽀르피리한테 들었다며 라주미힌이 가고 곧 뽀르피리가 로쟈의 방문을 두드린다.
예심판사는 로쟈에게 당신이 범인이라면서 지금 물증은 없지만 당신의 논문을 읽었고, 이론에 따라 죽인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을 죽일 때 문을 잠그는 것도 잃어버렸다며 예심판사는 로쟈에게 자수하라고 한다. 자수하면 자신이 정신착란으로 감형을 해주겠다며 당신은 아직 젊으니 감형을 받고 태양을 보면서 살라고 말한다. 그러자 로쟈는 당장 잡아가라고 하지만 판사는 로쟈에게 시간을 좀 더 주겠다고 한다.
로쟈가 스비드리가일로프(지주)를 찾아가는 부분이다. 로쟈는 스비드리가일로프에게 이곳에 왜 왔냐며 혹시 동생(두냐) 때문에 온 것이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로쟈를 보며 당신은 흥미로운 사람이라며 어떤 여자가 나를 구해준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한다. 그 여자는 두냐이다. 두냐와 있었던 일을 말하는 장면이다.
스비드리가일로프(지주)는 자신이 어떻게 부인을 만났고, 두냐와 지냈는지 또 지금 나이 어린 여인(18세)과 결혼을 할 예정이라며 로쟈에게 말한다. 그러면서 로쟈가 소냐에게 한 말을 엿들어 알게 된 사실을 말한다. 로쟈가 노파를 죽였으니 어서 어디든 떠나라며 미국으로 가도 좋으며 여비를 대주겠다고 한다.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세든 집은 소냐의 옆 방이다. 로쟈와 헤어진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두냐를 만나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온다. 소냐의 방에서 나는 소리를 엿들었다고 하면서 당신의 오빠가 노파와 리자베따를 죽인 살인자라고 알려준다. 두냐가 왜 오빠가 사람을 죽였냐고 하자 스비드리가일로프는 1. ‘본질적인 목적만 정당하다면 한 번 정도의 악행은 허용될 수 있다는 그런 식의 이론’(p.724)과
2. ‘당신의 오빠는 나폴레옹에게 몹시 심취해 있더군요. 즉, 수많은 천재들이 개개의 악을 개의치 않고, 고민할 것도 없이 그 악을 밟고 앞으로 나갔다는 데 마음이 끌린 겁니다.’(p.724)
하더니 우리가 오빠를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소냐는 거짓말하지 말라며 갖고 있던 권총으로 스비디리가일로프를 쐈지만 빗나갔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자신의 돈을 소냐와 약혼녀에게 나눠주고 두냐가 두고 간 총으로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자살한다.
밤새 비를 맞은 로쟈는 몰골이 말이 아닌 행색으로 어머니를 찾아간다. 로쟈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무슨 말을 들어도 자신을 지금처럼 사랑할 거냐고 묻더니 자신은 떠날 것이니 기도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어머니는 직장 때문에 떠나는 것이냐, 출세의 길이라도 있느냐며 묻는다. 로쟈는 하느님이 인도하시는 대로....라는 애매한 말을 하며 둘은 부둥켜 안고 운다. 로쟈가 하숙방으로 오니 두냐가 기다리고 있다. 로쟈는 두냐에게 자수하러 갈 예정이라고 말한다. 두냐는 운다.
라스꼴리니꼬프는 소냐를 찾아간다. 소냐는 그에게 십자가를 준다. 라스꼴리니꼬프는 경찰서를 향해 가는 도중 광장에 무릎을 꿇고 입을 맞춘다. 소냐는 이 모습을 지켜본다. 로쟈는 경찰서에 가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더니 자백을 못하고 나온다. 이때 경찰서 밖에 소냐가 서 있다. 소냐를 본 로쟈는 다시 경찰서로 들어간다. “바로 제가 그때 고리대금업자 노파와 그의 여동생 리자베따를 도끼로 살해하고 돈을 훔친 사람입니다.”(p.783)자백하며 6부는 끝난다. 이어 <에필로그>가 이어진다.
발췌
만일 두 분이 화해하지 않는다면, 저는 당신과 오빠, 두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을 선택해야만 해요. 오빠도 당신도 문제를 그렇게 만들어 버렸어요. 저는 선택에서 실수하고 싶지 않고, 또 그래서도 안 되지요. 당신을 위해서 저는 오빠와 혈육의 정을 끊어야 하고, 오빠를 위해서는 당신과 헤어져야 해요. 저는 지금 오빠가 진정으로 내 오빠인지, 그리고 당신에 대해서는, 내가 당신에게 소중한 존재인지, 당신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진정 당신이 내 남편이 될 수 있는지를 알고 싶고, 또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p.440)
「나는 이곳으로 오면서…… 말하고 싶었어…… 나는, 어머니…… 그리고 두냐, 네게, 두 사람에게 우리는 어쩌면 당분간 떨어져 지내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른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나는 몸도 좋지 않고, 마음도 불안해요……. 나중에 올게요, 가능해지면…… 그러면 내가 먼저 올게요. 나는 두 사람을 잊지 않고 사랑하고 있어요……. 나를 내버려 두세요! 나를 혼자 내버려 두세요! 나는 예전에도 이미 이렇게 결심했어요……. 이걸 결심했던 거예요……. 내게 무슨 일이 생겨도, 내가 죽든 살든, 어쨌든 나는 혼자 있고 싶어요. 나를 완전히 잊어 주세요. (...)그럼, 안녕히!」 (p.457)
아니, 그것은 어쩌면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에, 불행한 아버지와 슬픔 때문에 미쳐 버린 계모 옆에서 배고픈 아이들과, 추악한 비명과 욕설로 가득한 가정에서 자랄 때부터 그녀가 가진 비밀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이제 알았다. 아니 확실히 깨달은 것 같았다. 지금 성서를 읽기 시작하는 그녀가 몹시 괴로워하며,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지만, 고통스러울 정도의 온갖 번민과 공포에도 불구하고 그가 들을 수 있도록 바로 <그에게> 반드시 <지금> 이 책을 읽어주고 싶다는 사실을. (p.477)
<그러니까, 노형, 당신은 밤 10시쯤, 아니 11시가 가까운 시각에 살해된 사람의 아파트에서 이런저런 행동을 했지요? 왜 종을 울렸습니까? 왜 피에 대해서 물었습니까? 왜 경비원들의 정신을 빼놓고, 경찰서와 부서장에게 가자고 했습니까?>라고 말입니다. 만일 내가 눈곱만큼 이라도 당신을 의심했다면, 이렇게 행동했어야 할 겁니다. 그러고는 모든 형식을 갖추어서 당신에게서 진술을 받아 낸 다음, 가택 수색을 하고, 당신을 체포하겠지요.......(p.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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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까지 따라온 폴란드 사람을 제외하고는 장례식에 와달라고 초대된 세입자 중에서 장례식에 온 사람이라곤 거의 없었다. 그런데 추모연이 열릴 시간이 되자, 즉 음식이 차려지자, 세입자들 중에서 가장 비천하고 가난한 사람들만이 옷도 제대로 갖춰 입지 않고서, 무슨 쓰레기 같은 꼴로 나타났던 것이다. (p.559)
“소냐! 소냐! 나는 믿지 않는다! 알지? 나는 믿지 않아!」 (모든 것이 명백했음에도 불구하고) 까쩨리나 이바노브나는 어린애 다루듯이 그녀를 팔 안에서 어르며, 그녀에게 셀 수 없이 입맞춤을 한 다음, 손을 부여잡고 손에도 입을 맞추며 외쳤다. '네가 훔치다니! 정말 얼마나 어리석은 사람들이냐! 오, 하느님! 당신들 모두는 어리석어, 어리석기 이를 데 없어. 그녀는 모든 사람을 향해 모습 소리쳤다. 당신들은 아직 몰라, 이 애 마음이 얼마나 고운지, 이 애가 어떤 사람인지 당신들은 몰라! 얘가 가져갔다고, 얘가! 이 애는 만일 당신들이 필요하다면, 마지막 남은 옷까지도 벗어 버리고 팔아서 맨발로 다닐 아이야. 당신들에게 다 내줄 아이란 말이야.” (p.582)
「지금 즉시 나가서, 네거리에 서서 먼저 당신이 더럽힌 대지에 절을 하고 입을 맞추세요. 그다음 온 세상을 향해 절을 하고 소리를 내어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세요. <내가 죽였습니다!>라고, 그러면 하느님께서 또다시 당신에게 생명을 보내 주실 거예요. 가실 건가요? 가실 거예요?」 그녀는 경련이 인 것처럼 온몸을 떨면서, 그의 두 손을 낚아채어, 으스러지도록 자기 손으로 꼭 붙잡고, 타오르는 듯한 시선으로 그를 보면서 물었다. (p.617)
「우리가 너를 너무 괴롭혔구나, 소냐…… 뿔랴, 료냐, 꼴랴, 이리 오너라…… 자, 이 아이들, 소냐, 이 아이들을 맡아 다오…… 내 손에서 네 손으로 넘기는 거야…… 나는 이제 다 끝났어.…… ! 무도회는 끝났어! 아하…… ! 나를 눕혀 주세요. 죽을 때만이라도 편히 죽게 해주세요…….」
다시 그녀를 베개에 눕혔다. (p.637)
「조금 전에 당신에게 선언했다시피, 해명하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나를 악당으로 여기는 것을 원하지 않고, 더 나아가서, 당신이 믿든 안 믿든, 나는 진심으로 당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 번째로 당신에게 솔직하고 단도직입적으로 제안을 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자수를 하십시오. 이건 당신에게 상당히 유리한 선택일 뿐 아니라, 내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깨에서 짐이 훌쩍 벗어지는 것 같을 겁니다. 자, 어떻습니까. 나로서는 무척 솔직한 말이 아닐까요?」 (p.674)
그냥 너무 호기심을 끄는 관찰 대상이었으니까요. 당신이 처한 기괴한 상황이 내 마음에 꼭 들었던 거지요. 바로 그랬던 겁니다! 그 밖에도 당신은 그 특별한 여성으로부터 당신에 대해 대단히 많은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당신이 그녀에게 큰 영향력을 갖고 있으리라는 결론을 내렸지요. (p.691)
「바로 제가……」 라스꼴리니꼬프가 말을 하려 했다.
「물을 마시세요.」
라스꼴리니꼬프는 손으로 물을 물리치고, 조용하게 끊어 가면서, 그러나 분명하게 말했다.
「<바로 제가 그때 고리대금업자 노파와 그의 여동생 리자베따를 도끼로 살해하고 돈을 훔친 사람입니다.>」 일리야 빼뜨로비치는 입을 딱 벌렸다. 사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라스꼴리니꼬프는 자백을 되풀이했다. (p.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