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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Nov 18. 2022

[서평 쓰는 친구들] 김애란 단편<칼자국>리뷰

샛별BOOK연구소


샛별BOOK연구소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서평 쓰는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여섯 분 신청하셨는데 오프(종각역)는 두 분이 오셨어요. 여러 사정상으로 못 오신 샘들이 계셔 아쉬웠지만 셋이서 오붓하게 했습니다. 

서평 모임을 만든 이유는 서평을 쓰고 싶은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싶었어요. 직접 만나 서평을 낭독하고 현장에서 적절한 피드백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모임을 오프로 결정했습니다. 

 <칼자국>에 대한 두 편의 서평은 완전히 달랐어요. 글을 쓴 경력, 책을 읽고 느낀 소감, 물리적 상황 등이 다르니 당연한 말이지만요. 

오프 모임(사진: O희쌤)


한 편은 [어머니의 포트레이트]라는 제목으로 소설 속 어머니의 초상에 대해 담아내며 비평도 아끼지 않았어요. 서평은 화자가 바라본 어머니의 시선에 주목했고, 어머님의 초상을 단편적으로 구현하는 게 온당한지 논리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칼자국>은 어머님의 입체적인 면을 서술했지만 자전적 소설이 지닌 한계를 언급했어요. 소설을 읽고 한 부분이라도 부족한 점을 찾아 비평하는 게 어려운데 훌륭히 해내셨습니다.


또 한 편은 [말言자국]이란 제목으로 쓴 서평이었어요. 이 서평은 '맛나당'과 '나를 키운 8할'에 대해 집중해서 쓰였습니다. 소설에 딱 한 번 등장하는 정장 차림의 어머님을 날카롭게 포착했고,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어미의 삶을 꿰뚫어 자신의 필력으로 펼쳐냈어요. 책 내용을 나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서, 그 부분을 언어로 썼습니다. 


우리는 낭독한 후 서평에 대한 칭찬과 좀 더 보완했으면 하는 점들을 나눴습니다. 또, 글쓰기를 어떻게 했는지, 앞으로 어떤 글 활동을 하고 싶은지, 서평을 썼던 시간과 포인트를 어떻게 잡았는지도 토로했어요. 모임 120분 동안 오직 <칼자국> 두 편에 대해 진지했습니다. 열심히 글에 대해 얘기했지만 이런 피드백들이 어떤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피드백은 유리컵처럼 조심조심 다뤄야 합니다. 공허한 칭찬이나 애매한 코멘트는 진정성 있게 와닿지 않으니까요. 최대한 필자 입장에서 첨삭을 해야 도움이 되는데요, 저에게도 이 부분은 미완의 숙제입니다. 



그리고... 오프에 못 오신 샘들의 서평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ZOOM으로 만나 낭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낭독의 장으로 나오지 못한 서평들이 아까웠어요.  


줌에서 두 편의 서평을 낭독했습니다. 한편은 ['어머니'라는 말, 그리고 어머니의 기억]입니다. 일주일 동안 서평에 대해 고민하며 쓴 흔적들이 녹아 있었어요. 분량도 3페이지입니다. 낭독을 워낙 잘하셔서 글이 얼마나 고요하게 들리던지요. 김애란의 소설 속 어미의 행위  중 식욕을 담당했던 어미에 집중했고, '칼'을 쥔 여인의 발자취를 인상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칼자국>과 '엄마에 대한 기억'을 한 편의 BOOK에세이로 만드셨습니다. 


또 한 편은 [어머니의 자국들]로 마감이 지나고 1시간 만에 쓰셨다고 하셨어요. 블로그에 글을 오래 쓰셨던 경력이 있어 시간이 촉박했음에도 깔끔한 서평을 내셨어요. 도입 부분 '비행운'을 언급하며 김애란의 단편들을 연결한 부분 좋았고, <칼자국> 포인트를 잘 잡아 적었어요. 소설 속 어미는 '식칼'이 삶의 도구였지만, 우리는 저마다의 삶의 도구가 있다는 부분을 말하면서 '내 어머니는 온몸이 삶의 도구'였다는 문장에 찡한 뭉클함이 번졌습니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절제미로 마무리되었어요.     


그리고, 낭독하지 못한 한 편의 서평이 있습니다. 서평 형식에 맞춰 진지하게 써준 서평이었습니다. 작가 소개와 줄거리가 잘 요약되었고, 발췌 부분도 글과 잘 연결된 서평이었습니다. <칼자국>에서 중요하게 드러나는 어머니에 대한 언급을 잘 뽑아 넣으셨어요. 또, 어머니의 고단함과 그것을 모르는 자식들의 철없음의 대비가 흥미로웠고요, 더불어 칼을 든 어머니의 신랄함도 찾아보려는 시선과 <칼자국>에서만 보이는 어머니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낸 부분이 좋았던 서평이었습니다.   


각자가 쓴 글을 만나 낭독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은 시간들이 소중했어요. 이런 활동을 통해 글이 조금씩 나아진다고 믿어요. 그 성장을 애정 합니다. 단톡방에서 글에 대한 피드백을 아낌없이 나눠주신 선생님들 감동입니다. 서평 쓰는 친구들에 참석해 주신 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p.s. 서평을 못 썼지만 기꺼이 오셔 칭찬을 듬뿍해준 샘, 온라인/오프에 모두 참석한 샘, 참석은 못 했지만 서평을 내주신 샘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늘, 정진하세요. 


[서평 쓰는 친구들]1기 모집_ 김애란 <칼자..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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