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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Jan 03. 2023

2022년에 읽은 '올해의 책 10권'

샛별BOOK연구소

2022년에 읽은 올해의 책 1위~ 10위 뽑았습니다. 


도서관 수업과 블로그 모임을 운영하면서 틈틈이 읽었지만 다독을 못해 아쉬운 한 해였습니다. 스마트폰에 시간을  뺏긴 나날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선생님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고, 낭독&필사할 수 있어 뜻깊은 2022년 독서시간이었습니다. 올해의 책 순위를 매겨봅니다. 지극해 개인적인 선정기준입니다.  그럼, 10위부터 가보겠습니다~~ 


10위.  <작별인사>, 김영하 장편소설, 복복서가, 2022.


[토론하는 밤길]에서 함께 나눴던 책입니다. 11명이 참석했고 논제없이 별점과 인상적인 발췌를 나누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김영하에 대한 기대, 미래에 대한 상상력, 인간과 휴머노이드에 관해, 죽음과 인간적인 것 등을 토론했어요. 인류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휴머노이드 철이의 탄생과 죽음, 우주정신 등도 생각해 보게 된 책입니다. 호불호가 있었지만 별점이 높았던 책이고 김영하의 문장을 느낄 수 있어 10위로 넣어봅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2948530614



9위. <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소설집, 한겨레출판, 2021.


사이언스 픽션 (Science Fiction)의 문을 열어준 김초엽 작가. 과학적 사실과 가설을 바탕으로 상상의 세계를 엮는 작가의 세계가 무궁무진합니다. <방금 떠나온 세계>는 <최후의 라이오니>, <마리의 춤>, <로라>, <숨그림자>, <오래된 협약>, <인지 공간>, <캐빈 방정식>을 모은 소설집입니다. 소외된 기계와 변형된 인간들이 등장, 다른 존재들과 결합, 화합, 공존하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들. 인간은 기계에게, 행성은 인간에게, 기계가 인간에게 서로 '연민'을 보여 좋았던 작품입니다. 서로 의지하며 쓸쓸하고 적막한 우주 공간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생명체들의 몸부림을 볼 수 있었어요. 짧은 단편들이지만 강렬한 세계를 리얼하게 그린 <방금 떠나온 세계>. 9위입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2622885894



8위. <걷는 사람, 하정우>, 하정우 에세이/사진, 문학동네, 2018.


올 2월 제주에 갈 때 들고 다닌 책입니다. 올레길을 함께 걸은 책이죠. 배우 하정우가 먹고, 걷고, 청소하고, 영화 찍는 일상이 진지해 좋았습니다. 일에만 집중하지 않고 일상도 소중하게 챙기는 배우입니다. 직접 육수를 내리고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사 손질하고 집밥을 만들어 먹는 모습이 매력적이었어요. 하정우의 연기를 워낙 좋아하는데 그 리얼한 연기가 자신의 생활에서 받은 영향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삶의 에너지를 요리와 걷기에서 찾는 사람. 배우 하정우. 걷는 사람 하정우. 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2690913797



7위.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장편소설, 나무옆의자, 2021.


최유O샘께서 선물해 주신 책입니다. 참깨라면, 참이슬 소주, 옥수수수염차, 참치마요김밥(안에는 필통과 연필)을 택배로 받았었죠. 덕분에 즐겁게 들고 다니며 토론했습니다. 2022년은 김호연 작가의 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도서관마다 함께 읽기 붐이 일었습니다. 저도 여러 동아리에서 진행 한 책이고요. 독고 씨, 염여사, 오선숙 등의 캐릭터와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들이 따스했습니다. 더구나 20년 넘게 시나리오, 소설을 쓴 김호연 작가의 필력이 빛을 보는 거 같아 좋았던 책입니다. 충분히 베스트셀러를 누릴만한 작가입니다. 그 지독했고 길었던 생계형 작가의 삶. 존경합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2836194014



6위. <긴긴밤> 루리/글, 그림. 동화책, 문학동네. 2021.


복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은 고전에선 햄릿, 동화책에선 흰바위코뿔소 노든이 아닐까요. 노든은 엄마, 아빠도 부인과 딸도 친구도 모두 잃었습니다. 뿔 때문에 무분별하게 코뿔소를 죽이는 인간들 때문이죠. 그러나 노든은 아기펭귄을 만나 인간에 대한 복수를 지연합니다. 상처투성이 노든과 바다를 찾아가는 펭귄의 여정. <긴긴밤>은 루리 작가님의 그림을 보면서 토론하기 좋은 책입니다. 그리고... 산다는 게 얼마나 '긴긴밤'인지 알게 됩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2638500969



5위. <헤어질 결심>각본집, 정서경, 박찬, 을유문화사, 2022.


영화관에서 여러 번 보고 다운로드해서 계속 본 영화입니다. 컷마다 대사마다 멈춤 하며 각본집을 읽고 해준과 서래를 만져보려고 애썼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세계, 정서경 작가의 상상이 마침내 영상으로 완결되었네요. 인천교육청평생학습관, 성내도서관, 화서다산도서관에서 <헤어질 결심>을 낭독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헤어지지 못할 각본집입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2798255598



4위.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시집, 느린걸음, 2022. 


샛별BOOK연구소에서 [사각사각 시필사]를 운영했던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입니다. 매일 한 편의 시를 필사했고, 매주 수요일(총3회)마다 줌으로 낭독했고, 서촌에 있는 '라 카페 갤러리'에 모여 시를 읽었습니다. 시를 낭송할 때 배경음악까지 완벽했던 하루였어요. 시 '엄마에게' 를 읽으며 눈물을 쏟았고, 술 없이도 취했던 그날입니다. 우리 모임을 옆에서 지켜보던 나눔재단 연구원 님께서 무슨 모임인지 물으셨고, 시를 낭송하는 모습이 좋으셨는지 책갈피를 선물로 주셨었죠. 시로 인연이 된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너의 하늘을 보아> 추천합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2826999732



3위. <나는 내가 싫고 좋고 이상하고> 백은선, 문학동네, 2021.


[낭독&필사클럽]에서 진행한 책입니다. 14분이 신청하셨고 단톡방에서 필사를, ZOOM에서 매주 수요일 밤마다 낭독했어요. '글쓰기'란 무엇일까. '솔직한 에세이'는 어떤 것일까? 고민이 많았던 책입니다. 줌을 타고 낭독되는 백은선의 문장들은 슬펐습니다. 여성이 당한 폭력을 시인의 문장으로 강하게 써주셨어요. <나는 내가 싫고 좋고 이상하고>를 읽고 마음이 찢긴 독자들은 위로받았을까요. 아니면 덮었던 상흔들을 더 들쑤셔 놓았을까요. 문장은 때로 약이 되고 독이 되기도 합니다. 나를 직면하며 샘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소중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2912773144



2위. <일기>, 황정은 에세이, 창비, 2021.


황정은 <일기>는 '조심'이 가득 밴 에세입니다. 문장 문장마다 극도의 신중함이 느껴져서 좋았던 책입니다. 조심하면서 쓴 문장들. 어떤 말들을 쓸까 뱉을까 고심한 작가의 마음이 보였던 책이죠. 에세이를 읽는 내내 황정은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습니다. <일기>는 제 질문에 넘치도록 답을 해줬어요. 페이지마다 황정은의 세계와 철학에 침몰했습니다. 작가는 '혐오와 차별'이라는 키워드를 내내 안고 살며 자신의 언어로 고발합니다. 작가는 작은 것(책갈피)에 진심이었고, 비극(세월호)에 행동했으며, 죽어가는 생명(맹꽁이)을 걱정합니다. 덮었던 상처를 후벼파며 진실의 문장을 써 내려가는 작가. 문학은 용기 있는 자의 몫이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필사와 낭독으로 추천하는 에세이입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276383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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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모비 딕>, 하먼 멜빌, 황유원 번역, 문학동네, 2019.(일러스트판)


웅장한 책 <모비 딕>. 하먼 멜빌의 모험소설 <모비 딕>은 포경선 피쿼드호 에이해브 선장과 흰고래 ‘모비 딕’ 사이의 대결을 비극적으로 형상화한 고전문학입니다. 고래의 백과사전 격인 <모비 딕> 안에는 고래의 생태와 활동, 포경 기술과 포획한 고래의 처리 및 가공 등에 관한 방대한 내용이 생생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에이해브 선장은 '모비 딕'에게 한쪽 다리를 빼앗긴 뒤 복수를 위해 고래를 쫓고, 일등항해사 스타벅을 제외한 선원들은 선장의 광기에 동조합니다. 에이해브 선장의 행동과 대사들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의 대사처럼... 허망하고 비통합니다. 


'모비딕'은 단순한 향유고래를 넘어 인간에게 극복하고 싶은 욕망이며, 맞서고 싶은 거대한 가치이자 부딪히고 싶은 존재일겁니다. 그러나 '모비딕'을 쫓을수록 산산이 부서져 버리는 작은 존재들. 소설은 인간의 맹목적 미약함을 파괴적으로 보여줍니다. 영혼까지 송두리째 뺏겼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또다시 '모비딕'을 찾아 나서겠죠. 거대한 소설 <모비 딕> 함께 읽기로 추천합니다. ('아바타-물의 길'에 나오는 거대한 생명체 '톨쿤'이 저는 모비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전할 책, 꼭 읽어야 할 책이라 올해의 1위로 선정합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2922929929

2022년에 함께한 책과 사람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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