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생여행자 Jan 19. 2023

오늘 드디어, 5년 완치판정!

멀게만 느껴지던 그 시간 5년, 미칠 듯 행복한 오늘

오늘 마지막 검사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다녀왔다.

처음 병원을 갔던 17년 11월,

수술로 위를 제거했던 17년 12월,

본격적인 치료로 항암을 시작한 18년 1월,

3주마다 인고의 시간으로 버틴 18년,

3개월마다 추적관찰한 19년, 20년,

6개월마다 추적관찰한 21년, 22년,

그리고 항암 한 지 5년이 된 23년 1월,

5년여의 투병기간이 7줄로 요약할 수 있는 건

내가 완치되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내시경검사와 CT검사를 받으러 간 지난주에는

긴장이 가득했다면

검사결과를 듣고 완치판정을 받는 오늘은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나를 사로잡았다.


병원에 들어선 발걸음이 긴장과 설렘을 담았고

결과를 듣고 나온 후에는 벅차기도 하고 설레는 감정들이 

나를 울렸다가 웃게도 했다.


지나가는 누군가를 붙잡고

"오늘, 저 완치판정받았어요~!"소리치고 싶었지만

같은 진료실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던 분들,

내시경실로 발걸음이 향한 분들,

그분들의 세세한 사정은 몰라도

위암센터에 있다는 것은 본인이 아프거나  

가족이 '위암'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기에 

그 상황을 겪어본 나는, 감히 기쁨을 표현할 수 없었다.


그저 지금도 그 고통 속에 싸우고 있는

환자분들과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나처럼 완치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 듯하여 이렇게 글을 써본다.



위암 3기, 인터넷에 완치이야기보다

건강식품이나 병원광고가 더 많이 나오고

드라마에서 툭하면 가져다 쓰는

죽음의 소재가 되는 이야기를

완치라는 희망으로 써 내려가고자 한다.


1년 전 나의 위암이야기를 이곳에 써보려 했는데

나를 짓누르는 불안한 마음과

작년 1월 추적관찰 중 이벤트(CT검사에 좋지 않은 징후)로

글이 좀처럼 써지지 않았다.

이제는 엉켜있던 내 마음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며

잘 살고 있는, 잘 살 수 있는 위암 완치 이야기를 써볼예정이다.




-----------------------------------

이 글을 읽는 분들!

 오늘만큼은 저를 마구마구 축하해 주세요^^

작가의 이전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