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재미있나요?

by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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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난,

살면서

공부를 그다지 잘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반짝였던 적이 있었을지는 몰라도

공부는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말하는 편이

솔직, 정직한 표현이다.


왜 그랬을까.

아주 간단한 곳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재미가 없어서.

공부 잘하는 것이 궁금하지 않아서.

잡다한 것에 신경을 집중하느라고.


아주 아주 가끔은 주위의 기대에 부응해

반짝거린 적도 있었다.

성적이 형편없이 나쁜 편은 아니었고,

조금은 주위를 의식했다는 구차한 변명이다.


나는 철저하게 재미있는 것만 추구하는 사람이다.

재미없으면 할 수가 없다.

영 피할 수 없으면 이유를 달고

억지로 재미를 붙이고 나서야 겨우 한다.

그러나 평생을 살면서

영 피할 수 없는 게 그렇게 많을까.

도망갈 구멍은 항상 있지.


무슨 일이든 억지로 해서는

결코, 중간 이상을 할 수가 없다.

공부와 나의 관계가 딱 그랬다.


살면서 결과를 내었던 일들이 있었다면

그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공부는 해야 할 일이지.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웬일?

요즘이 살면서 공부를 가장 열심히 하는 때인 것 같다.

한참 전에 환갑이 지나고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게 뭐지?’ 싶다.


이유는 뻔하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뚜렷한 목표 따위는 없다.

이 나이에 뭐가 될 게 있나.


갑자기 일본어 공부가 재미있어져서

홀로 공부한 지 벌써 수년이다.

우리말을 일본어로 옮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글 쓰고 글 읽는 일도 즐겁다.

읽는 일은 수십 년 전부터 좋아해

얼마 전 작은 도서관까지 만들 정도로

읽은 책이 쌓였는데,

쓰는 건 왜 갑자기 즐거운지

영문을 모르겠다.


그래,

영문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그냥 재미있으니까 싫증 날 때까지 쭉 할 작정이다.

하지만

쉽게 끝이 날 것 같지는 않다…….


괴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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