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長壽,
오래 산다는 말이다.
도대체 얼마나 살아야 장수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수십 년 전까지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 했단다.
사람이 일흔 살을 사는 것은 예로부터 드물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70년은 예사이고 90년, 100년까지 살기도 한다.
문명의 발달이 인간의 수명을 이렇게 늘려놓은 것이다.
과연 이렇게 되다 보니 인간이 우주의 주인이나 된 듯 교만을 떨기도 한다.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가끔 자연을 바라보며 깊이 생각해 본다.
50년 전에 이 땅에서 살고 있었던 사람들은 현재는 얼마나 살아 있을까.
반이나 될까. 내일은 또 어떨까.
지구가 생긴 지 수천억 년을 넘어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이 흘렀다는데,
고작 100년도 못 사는 인생, 현재의 우리가 이 땅의 주인은 아닐 듯싶다.
시공간을 넘어 인간은 지극히 미약하고 보잘것없는 물건이다.
비록 금수禽獸보다 조금 오래 누리며 살다 갈 뿐인걸...
조금 오래 살게 되었을 뿐, 언제 죽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매일 같이 어디선가에서 부음이 날아온다.
세상에 예고된 죽음이 어디 있던가.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거의 모든 부음에 “갑자기”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인정하자.
짧게 거쳐 가는 인생, 금수와 다르게 좀 더 값지게 사람답게 사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바른 삶의 태도라고 본다.
충동적이고 본능적이며 현재에 만족하는 것이 금수라면 인간은 뭔가 달라야 하지 않겠나.
조금 더 오래 살게 되었다고 영생을 얻은 양, 죽음이 남의 일인 양,
예의염치도 내팽개친 군상群像들을 과연 인간의 범주에 넣어야 하는가 말이다.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
잠시 후,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
죽음이 눈앞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서 부끄럽지 않게 경계하고 긴장해서 사는 것이
가장 제대로 된 태도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