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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 배려, 역지사지

by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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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과거에 비해 많이 바뀐 것 같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미 결정된 일이라도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느끼는 순간, 거리낌 없이 관계를 정리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분위기가 아니니까 판단이 쉽다.

울고불고 신파를 쓰는 경우도 별로 없고.


깔끔하고 아쌀하다.


그래서 결혼을 했다고 해서 넋을 놓아서는 안 된다.

어리바리 하다가 바로 상대로부터 퇴출당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결혼 자체를 조금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길지 않은 인생을 숙명에 맡겨서야 되겠냐는 점에선 더 좋아 보인다.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 한 결혼을 유지할 수 없겠다.

멋지지 않는가.


어떻게 해야 최선을 다하는 것인가.

어떤 글에서 읽었던 내용이다.


- 초식하는 초순이와 육식하는 육식이가 결혼을 했다.

죽도록 사랑한 둘은 평생 해로하기 위해서 상대에게 최선을 다했다.

초순이는 맛있는 채식 요리를 날마다 육식이에게 대접했고 육식이는 싫었지만 꾹 참고 맛있게 먹었다.

육식이도 최선을 다해서 맛있는 살코기 요리를 만들어 날마다 초순이에게 대접했다.

초순이도 괴로웠지만 꾹꾹 눌러 참고 먹었다.

급기야 인내심이 바닥난 둘은 심하게 다투었고 곧 헤어지고 말았다.

헤어지면서 그들은 서로를 향해 마지막 말을 던졌는데,


“난 최선을 다 했어.”


그들은 과연 최선을 다 한 것인가.

굳이 결혼이 아니더라도 서로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하려면 "상대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육식이에게 육식을, 초순이에게 채식을 대접했더라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말이다.


뭐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존중, 배려, 역지사지,

이런 진리는 세상이 만 번 쯤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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