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쯤, 다니던 모 회사를 퇴사를 하고 다른 회사에 어렵게 입사를 한 후 쓴 글을,
최근에 발견해 다시 읽고 너무 재미가 있어서 소개해 봅니다.
세상이 이렇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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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하고 저는 U사 직원을 빼온 적이 없습니다.
그런 표현은 적절한 표현이 아닙니다.
어느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을, 소위 빼온다는 말이 성립되려면,
1) 먼저 연락을 취해 모종의 제안을 해야 하고,
2) 그 조건에 피 당사자가 동의해야하는데,
3) 조건이란,
급여, 직급, 근무 여건, 환경이 우월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원천적으로 제가 먼저 연락한 적이 없는데 왜 그런 말을 하고 다닙니까!
지금 제가 있는 직장은, 모든 여건이 당신네 회사보다 부족한 회사입니다.
연봉, 직급 등 더 나은 조건을 제안할 여지가 전혀 없는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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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사는 제가 2년 6개월 동안 근무한 회사입니다.
좋은 동료도, 애틋한 부하도 있죠.
정이 듬뿍 든 가족 같은 친구들이었고 성과도 많이 냈죠.
그런 형제 같고 가족 같은 사람들이,
먼저 연락을 해서 제발 도와달라는데 어떻게 하는 게 올바른 처신입니까?
너는 U사 출신이니까 “꺼져!” 그럴까요?
당신들은 그렇게 사시나요?
뭘 빼왔다 그럽니까?
저는 제 삶의 방식이 온당하다고 생각하므로
앞으로도 제가 지금껏 살아 왔던 방식으로 살 작정입니다.
연락 오는 후배들 전화도 성의껏 받아줄 것이고 말입니다.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고 그럴 겁니다.
당신들 문제는 당신네 내부에서 찾아보세요.
성과도 좋고 환경도 좋은 데 왜 직원들이 방황할까요.
내부 문제를 바깥으로 전가하면 마음이 편합니까?
그래서 얻는 게 뭡니까?
밖은 아무렇게나 대해도 좋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 아니지요.
예의를 지키세요.
다시는,
빼갔다는 둥, 친정을 어떻게 대했다는 둥 하지 말기바랍니다.
前 U사 영업본부장
읽어 보시니 어떠세요? 전 재미있던데?
그 때, 오십이었는데...
패기 있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