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비도 모르고
시들어 떨어진다는 것
산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조차
나는 몰랐습니다.
순결이란 말, 청정이라는 뜻
갑자기 어느 봄날
따듯하고 가벼운 스침으로
문득 나왔습니다.
바람 불고 비가 오면
그들은 폭풍으로 몰려와
붉은 꽃봉오리를
산산이 흩어놓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꽃이 피고지고
다시 피고지고
긴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여기 있습니다.
봄날 둥근 꽃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