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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화창조 Dec 25. 2024

나, 이제 중학생이다!

 1973, 겨울.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로 진학한다는 것은 내 인생에 있어서 어마어마한 사건이다.      


  한 아이가 비로소 청소년이 된다는 커다란 신분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까만 교복을 입어야 하고, 머리도 박박, 스님처럼 깎아야 하고, 커다란 교표가 달린 모자도 써야 한다. 중학교에 가면 매달 시험도 봐야 하고 성적표라는 것이 부모님께 전달된단다.     


 이대로는 곤란하다.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이 상태로, 아이인 채로 진학하면 분명 세상으로부터 뒤처질 것이고 엄마, 아버지께서 속상해하실 게 뻔하다. 

    

 우선 주변 정리부터 하자.

초등학생, 아이 시절 잔재를 정리하자.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금쪽처럼 아등바등 모아온 보물들, 분유통 두 개 가득한 구슬, 내복 상자 가득한 동그란 딱지 천장(많이도 모았다!)을 동네 친한 후배 동생들에게 아낌없이 물려주었다.


~

저걸 모으려고 이 거리, 저 골목, 운동장을 얼마나 누볐던가.

대낮부터 해가 질 때까지, 친구와 다툼도 불사하면서 악착같이 모았고, 때론 부도를 맞아 다시 일어서기도 했지. 구슬, 딱지 부자가 된 것이다!

수많은 역경(?)을 뚫고 쌓은 나의 전 재산.

과감하게 정리하고 재산 증식 노하우도 알려주었다. 아깝지 않다.      

 난 이제 어린이가 아니다.

중학생이다!

내일 교복을 맞추고, 진학할 학교도 가볼 작정이다.     


 멋진 교복 입고 등교하는 내 모습.

어떤 선생님을 만나게 될지, 어떤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잠이 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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