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항상 좋은 사람만 만날 수는 없다. 좋은 사람만 만날 수 있다면 직장 생활도 할 만할 텐데 말이다. 그러나 숙명 같은 현실은 늘 그렇지는 못하다.
좋지 않는 사람 정도면 얼마만큼 견딜 수 있겠지만 한계를 넘어가는 빌런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견디기 힘들다는 말.
나 역시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 준, 많은 빌런을 만났고 겪으며 살아왔다.
그들은 에너지를 뺏어가고 종종 위기에 빠뜨리고 공로를 가로채기도 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단지 질투심만으로 음모를 꾸미고 모함을 하기도 했다. 그들로 인해 울화가 치밀어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양심에 털이 난 듯한 빌런들.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복수를 다짐하기도 해 봤지만 그들에게 받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현장에 나가서 일하는 것은 힘들지 않다. 오히려 일은 엔도르핀을 솟게 한다. 문제는 회사 내부로부터 의욕을 꺾고 발목을 잡는 빌런들이다. 그들의 음모와 공작에는 한계가 없었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이제 그들과도 영원히 다시 볼 일이 없다. 모든 감정은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같다.
긴 회고의 글을 쓰면서 애써 언급되지 않는다면 그는 빌런이다. 모든 인연들을 좋으면 좋은 대로, 싫으면 싫은 대로 정성껏 언급해 왔다. 언급된 사람들은 빌런이 아니다.
오랜 시간을 지내며 숙고 끝에 내린 결론은 망각이다. 나는 빌런에 대한 최고의 복수로 망각을 선택했다.
그렇다. 잊음과 지움으로 그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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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려 놓았다.
마음이 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