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함께 팀을 이룬 두 친구를 소개할까 한다.
팀장인 나보다 두 살 아래인 서른 둘, Y군은 영등포에서 함께 근무하다 몇 개월 먼저 종합병원부로 옮겨간 친구다. 외향적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단순, 발랄한 친구다.
술 먹고 노는 걸 워낙 좋아해서 모든 영업을 술로 다 하려고 덤빌 지경이었다.
모르는 유행가가 없을 정도였고 회식할 때 머리에 넥타이를 매고 분위기를 주도 하는 건 기본이었다.
그러나 너무 몸을 사리지 않아서 ‘저러다 쓰러지겠다.’ 걱정이 될 정도다.
나보다 더 집에 늦게 가니.
다만 덤벙거리는 성격 탓에 가끔 일을 그르치기도 해 골머리를 썩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이 순수하고 정이 많고 의리 있는 친구라 기다려 주면 반드시 보답을 했다.
Y는 매주말마다 팀 단체 여행을(3명 뿐이었지만) 가자고 졸라대는 통에 맞춰주기 힘들었다.
덕분에 서울 근교로 여행은 무던히도 많이 다녔다.
모두 꼬물꼬물한 아기가 있는 신혼이라 돌이켜 보면 무척 즐거운 시절이었다.
놀러가서 부인들을 만나면 하소연 들어주기 바빴다.
일하느라 그다지 가정적일 수는 없었으니까.
늘 미안했다. "얘들아! 집에 좀 일찍 가자!"
오래된 이야기다. 요즘은 보기 힘들어진 이야기.
또 한 친구 C군은 Y군과 정반대 성격으로 꼼꼼하고 치밀한 친구였다.
몸무게가 50Kg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빼빼 말랐고 늘 세상 걱정 근심을 다 안고 있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의 일 양도 누구보다 적지 않은데 이 친구한테는 진다. 동행 방문이라도 나가보면 남들 같으면 한 번으로 끝낼 일을 다섯 번, 여섯 번은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듯했다. 고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치도 없고 말재주도 별로인데 정성이 탄복할 정도로 대단해서 도와주고 밀어줄 마음이 저절로 든단다.
오히려 나보고 일을 덜 주라고 부탁을 하곤 하시는데 모르는 말씀이다.
영등포에 같이 근무할 때는 지하철역에서 졸도를 해서 역무원이 회사로 전화를 한 적도 있었다.
이 친구를 데려오려고, 사이도 안 좋은 본부장 방에 엄청 들락거리며 애걸복걸 했다.
“ C가 니 동생이냐! 누군데 이 난리냐?”
이렇게 간, 쓸개 다 버리고 통사정 끝에 데려온 친구다.
한 녀석은 너무 재미있어서 탈, 한 녀석은 너무 재미없어서 탈.
1994년, 이렇게 두 상반된 성격의 친구들과 일을 저지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