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쾌는 한 고조 유방의 첫 번째 가는 심복 부하다.
유방을 향한 번쾌의 충성심은 당대는 물론이고 후대에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이 평가받는다. 만약 그가 없었더라면 중원 통일은 물론이고 유방도 틀림없이 항우와 범증에게 살해당해 역사에서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존재조차 미약했던 유방을 보좌해 중원 벌판을 누비며 목숨을 걸고 유방을 지켜내고 모든 전투에서 승리하며 통일을 이루게 한, 일등 공신 번쾌.
말년의 유방은 간신의 참언에 흔들려 그런 번쾌를 죽이려 했다. 물론 죽기 일보 직전에 유방이 먼저 죽음으로써 겨우 목숨을 건지기는 했지만.
조물주는 인간에게 ‘의심’이라는 또 하나의 부정적 본능을 부여했다. 모든 것을 다 바쳐 헌신해도 피할 수 없는 의심의 굴레. 누구나 한평생을 살아가노라면 크고 작은 ‘의심’의 함정에 빠져 좌절하고 슬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정성을 다해 헌신한 조직이나 사람에게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의심을 받았을 때, 그 결과는 어땠는가. 결국, 조직이 깨지고 개인이 파멸하고 말았을 것이다.
리더의 첫 번째 덕목은 신뢰다.
의심해서 조직을 무너뜨릴 바에는 속고 후회하는 게 낫다.
적어도 나머지 조직원의 마음은 지킬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의심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조직은 균열이 가고 목표 달성은 멀어져 간다.
신뢰를 버리고 이룬 목표는 어디에도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