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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앓이(1)

by 신화창조

날씨가 확 풀렸다.


봄의 문턱에 서서(立春)

눈 녹아 빗물이 되는 날(雨水) 사이.


매일 영하 몇 도를 오르내리더니

오늘은 영상 기온으로 겉옷을 벗긴다.


새로운 숨을 쉰다.

살아있어서 좋은 날.


그렇다!

이맘때는

봄 병 정도는 앓아주어야 한다.


雨水에 겨울눈 녹아

경칩(驚蟄)에 잠을 깬 개구리가 인기척에 놀라 숨는다고 했던가.

개구리.jpg

바야흐로 죽은 듯 숨죽이던

만물이 다시 살아나는 역동적인 봄이 된 것이다.


한동안 내 이웃들은

긴 봄 앓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제 곧

쇠락한 바람을 밀치고 돌아온 자리에서

파랗고 노란 싹들이 머리를 내밀고 살아있음을 알릴 것이다.


경칩이 지나면

오늘부터 스무날 쯤 지나면


옛 소녀의 발자취 사라진

언덕으로 나가

냉이, 씀바귀, 달래, 미나리 등 봄나물을 캐 올 것이다.


봄이 왔다!

가슴 벅찬 봄날이 바로 내 앞에

다가와 서있다!

개구리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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