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샷을 날리면 기분이 좋지 않다. 짧은 거리보다 하늘 높이 날아갔다 내 앞에 툭 떨어지는 게 여간 창피한 게 아니다.
궁여지책으로 사람들은 뽕샷은 굿샷이라며 위안한다. 이미 상당한 데미지를 입었기에 경기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단 한 번의 뽕샷이 내 정신과 마음을 달나라로 보내버린다.
뽕샷이 나오는 원인은 드라이버를 5도 이상 상향 타격하라고 말한다. 상향 타격하지 못하고 하향 타격하면서 클럽의 대가리를 때리며 하늘로 볼이 날아가는 것이다. 몸이 어떻고 스윙이 어떻고는 전문분야라 잘 모르겠다. 뽕샷을 하도 많이 쳐서 대가리 샷이라만 것만 안다.
뽕샷을 치곤 넉살 좋게 웃어야 한다. "응 난 어프로치 먼저 했으니깐 먼저들 가 있어" 티샷의 거리에 따라 운 좋으면 레귤러 온 거리가 되지만 대부분 네 번째 만에 올라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오비랑 다를 게 없다. 오비는 특별티라도 있지만 뽕샷은 험난한 과정을 거쳐 겨우 그린에 올라선다.
티샷 하나에 많은 게 달라진다. 차라리 죽어버리면 지치지 않고 편안한 길로 갈 수 있는데 고난과 역경을 그대로 받아내야 낸다. 동반자뿐 아니라 빠르게 따라오는 뒤팀에게도 상당히 부끄럽다. 14개 전부 뽕샷을 때려버리면 뒤 팀은 자신의 팀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너그럽게 받아 주는 팀이면 괜찮지만 대부분 짜증을 낸다는 사실. 부끄럽다.
인생은 굴곡이라지만 오비에서 직진으로 가면 부러울 수 있다. 뽕샷은 트러블 샷을 선물해 준다. 깊은 러프에 갔다가 해저드 말뚝 옆에서도 쳐보고 여러 상황을 풀 수 있는 기회를 주니깐 감사해야 한다.
이건 골프를 발전시켜 주는 훈련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전환하면 즐겁다. 평평하고 고른 페어웨이에 놓인 특별티는 특별하지 않다. 네 번째 샷이 공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달나라 뽕샷
하늘을 향해 과감히 퍼올리고
"내 공 잘 갔지?" 낮 두껍게 묻는다
도킹이 풀린 듯 날아간 공,
달나라 CC 우주인
뽕샷을 날리곤 의기양양한 너
I.P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넌
공을 찾아 초원을 헤맨다
하나의 스윙
하나의 티샷
뽕샷은 굿샷
달나라 CC 중력 착오가 부른 굿샷
역시 외계인이었어
뽕샷은 굿샷을 만드는 제조기다. 하나의 뽕샷으로 다양한 샷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운동을 하다 보면 그런 기회를 일부러 만들 수 없다. 여러 상황에 직면해 본 사람은 다음이 쉽다.
항상 뽕샷이 나오면 문제지만 연습으로 문제점을 고쳐 나가면 더 이상 티샷 뽕샷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뽕샷이 만들어준 다양한 상황들은 몸이 기억하고 경험치는 그대로 쌓여 녹록지 않은 골퍼로 성장시켜 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