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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 시 작 Jun 13. 2023

'손'은 품이자 정성 나아가 사랑

- 손세차 -

차곡차곡 일상


뜨거운 태양 아래 간판이 빛나고 있었다. 이름하여 '손세차'

손도끼, 손편지, 손맛 쩜쩜쩜(...)




늘 다니는 길, 오늘따라 갑자기 '손세차'라는 세로 간판에 눈길이 갔다. 푸른 바탕에 노란색으로 굵고 큼지막하게 쓰여있어 보는 이의 마음이 뻥 뚫릴 정도다. 요즘 운전을 잘 안 해 먼지가 살포시 앉은 내 차가 떠오른다. 데려오면 무진장 좋아하겠는걸! 하며 미소 짓는다.


아. 무. 튼.


기계식 세차에 익숙해진 요즘 기계의 반대가 '손'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생각해 보니 '손'이란 접두사가 붙는 단어가 은근 많더라.

손수레, 손도끼, 손거울... 등등

이는 '손'이라는 신체 일부분을 사용해 수레나 도끼, 거울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손세차, 손편지, 손맛... 등의 단어도 있다.

근데 이때의 '손'은 단순히 신체 일부분을 넘어 '품, 정성'의 뜻으로까지 확대된 느낌이다.

손으로 정성스레 꾹꾹 눌러쓰는 편지보다 간단하고 정제된 메시지를, 손수 푼 비눗물보다 기계식 버블에 차 엉덩이를 맡기는 요즘이기에 품이 드는, 정성이 깃든 손세차나 손편지에 더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특히 손맛 이란 단어에선 엄마의 푸근함, 사랑까지 느껴지니 이걸 보면 '손'은 신체의 일부를 넘어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마법인가 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럼 우린 모두 마법사인가!


이 '마법의 손'으로 오늘은 짤막한 글을 쓰고 저녁엔 김치찌개를 끓이리라~^^



* 오늘의 단어는 손 て(테), 참고로 손가락은 ゆび(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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