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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 시 작 Jul 10. 2023

더운 다낭은 따뜻한 추억이 되었다(2)

- 5명이 되었다 -

차곡차곡 일상


사람의 인연이란 참 신기하다. 

작년 초 남편은 그렇게 엣 친구를 다시 만났다.


남편에겐 30년 지기 친한 친구가 있다. 

10년 넘게 소식을 알 수 없으나 잘 지내겠거니 믿는 그런 친구다. 근데 그 친구가 한국에 들어와 남편을 찾은 것이다. 그 사이 외국으로 간 것도 몰랐으니... 이쯤 되면 둘 다 믿어도 너무 믿은 것 같다. 잠시 수술과 치료를 위해 한국에 들어왔고 동창회비 1년 치 선납에 (남편) 전화번호를 선물(?)로 받았단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한지 어언 10년이 넘었다는 친구부부 덕에 우린 다낭행 비행기를 탄 것이다!





다낭 여행 4일 차 이 부부와 합쳐져 우린 5명이 되었다.

친구부부의 너그럽고 넓은 마음만큼이나 리조트는 여유 있고 넓었다. 높은 천장에 닿을 듯이 쌓인 저마다의 세월이 바닷물과 함께 한꺼플씩 벗겨졌다.



다낭여행 사진에 빠지지 않는 그곳의 등불을 그리고 밤을 맛보기 위해 호이안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별로라는 여행객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린 종이로 만든 그 등을 샀다. (베트남어가 가능한 친구덕에 바가지는 쓰지 않았다) 조그만 나룻배 안에서 저마다의 소원을 마음에 담아 띄웠다. 1년에 한 번은 꼭 만나자는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리조트의 하늘빛과 수영장 색은 잠시 나를 헷갈리게 했다. 우아하고 경쾌한 그리고 맑은 푸름에 빠져 그 경계를 구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색에 대한 감각과 묘사능력이 부족해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만 보는 나! 수영을 못하는 나! 그런 나는 그저 옆에서 음식을 음미할 뿐이다. 아무튼 수영장에서의 반미샌드위치와 코코넛주스는 두고두고 못 잊을 맛이었다



오후엔 크리스찬인 친구부부와 아주 특별한 곳에 갔다.

선교사님들이 운영하시는 '블리세(행복)'라는 로컬카페. 의료와 한글교육을 하시는 선교사님들의 힘들고도 보람된(힘든 얘기가 더 많았음) 생생한 현지담을 자루 한가득 듣고 왔다. '블리세'의 느낌과 진한 커피 향 그리고 이야기에 이끌려 떠나는 날 아침에도 잠시 들렸었다.




오토바이가 차보다 많은 곳, 담백한 음식을 즐기는 베트남사람들, 더위를 잊을 만큼 친절하게 설명해 준 호텔직원들의 모습이 스쳐간다. 뭣보다 소중한 친구부부와의 다시 만난 인연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내가 다낭에 도착했을 때도 그리고 다낭을 떠날 때도 이 시계는 같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소중한 기억 오래오래 간직하라고. 멈추어준 시계덕에 잠시 내 추억도 머문다~



P.S. 위 시계는 첫 번째 숙소인 모나크호텔 방에 있던 시계인데요. 오히려 시계가 멈춰있어 고마운 마음에 찍어왔습니다.


*오늘의 단어는 추억 おもいで(오모이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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