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 보면 원씽보단 여러 씽 -
차곡차곡 일상
한 20년 전 한창 자기 계발서에 빠져있었던 때가 있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힘들 때마다 꺼내보고 주먹을 불끈 쥐었었다. 근데 어느 순간 쥐었던 주먹 사이로 피로라는 잔금이 가기 시작했고 그래서 난 자기 계발보단 내 정신건강을 위해 잠시 책을 내려놓았다.
~~ 자신을 관찰하며 나에게 조금 관대해진 요즘 오랜만에 이 책을 잡았다.
[ THE ONE THING ]
우리의 믿음 중 성공에 관해 의심해봐야 할 몇 가지가 있단다.
모든 일이 다 중요하며 멀티태스킹이 곧 능력이고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해야만 성공이 따른다. 이에는 초강력 의지가 필요하고 그러면서도 일과 삶에 균형을 맞춰야 하며 너무 일을 크게 벌이면 오히려 위험해진다 라는!
책을 읽으며 심리적으로 피로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내가 딱 위의 의심거리 그대로 행동했구나라는 것을. 굳이 대단한 성공을 위해 달려온 인생은 아니지만, 난 일과 육아에 완벽하길 바랐다. 강의와 인강, 출판, 녹음일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아이와의 시간확보를 잊지 않는 나의 능력(?)에 박수 치며 채찍에 가까운 칭찬을 했었다. 새벽 4시 20분이면 나를 부르는 건조한 멜로디가 싫어 (알람) 5분 전 일어나 승자의 우쭐한 손가락으로 터치하며 의지력 강한 사람임을 과시했었고... 그때 나는 없었다. 아니 찾지 않았다.
~라고 생각했던 내가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 꼭 이 책 때문은 아니다. 어쩌면 달라져 가는 과정에 이 책을 만나 더 마음에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어지럼증으로 고생도 해봤고, 백신 부작용으로 응급실도 구경했고, 혀도 갈라져보니 알겠더라. 스트레스와 수면부족이 나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정확히 말하면 내가 자초한 일이지만 말이다. 잠이 보약이란 걸 뼈저리게 느낀 후!
우선 기상시간이 달라졌다. 이젠 7시 20분에 일어난다.
난 30분, 정각, 월요일, 1일, 1월에 시작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기왕 할 거면 1월보단 12월, 1일보단 30일, 월요일보단 금요일에 하자는 게 내 신조다. 그런 맥락에서 30분이 아닌 20분으로 정한 거다. 쓸데없는 데에만 까다로운 나의 특별한 의미 부여지만 아무튼 매일 보약을 먹으니 몸속에서 기운이 솟구치는 느낌이다.
또 나와 잘 논다.
카페에서 책도 보고 밖도 보고 신문도 보고 눈 돌아가는 덴 다 본다. 아, 글은 집중해서 써야 하기에 집에서만 쓴다. (아직 초보라). 80/20의 법칙에 따라 브런치, 헤드라잇, 인스타를 오고 가며 다양한 사람과 얘기하고 있다. 물론 법칙의 비율은 때때마다 내 맘대로 정한다. 그러다 가까워지면 글로 만난 인연들을 만나러 가기도 한다. 부산, 마포, 신촌 등등. 곧 고성에도 갈 거다.
요즘 나의 원씽도 생각한다.
일상을 색다른 시각으로 보고 글로 말로 풀어내는 일을 하는 작가라는 뜻으로 지은 일 시 작! 을 향해 가는 것 그것이 현재로서의 원씽이다. 원씽을 위해 내가 지금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역시 책에선 원씽이라 함)이 무엇인지 물으며 찾아 나선다. 뚜벅뚜벅 한 걸음씩.
그리고 오늘도 내가 만들어갈 도미노를 그려본다.
P.S. 사실 책에선 원씽을 강조하고 있으나 전 그냥 몇 가지로 하려고요. 50년 조금 더 살고 느낀 겁니다. 책과 내가 같을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을요^^ 그리고 이 글은 헤드라잇에도 기고합니다.
* 오늘의 단어는 책 ほん(호ㅇ), 독서 どくしょ(독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