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
차곡차곡 일상
드디어 이승윤가수를 만났다!
실은 관람하기 좋은 영환관의 G열에 앉아 그 가수가 짧게 얘기하는 걸 듣고 보았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긴 하다. 중요한 건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거다.
며칠 전 병원에서 대기 중이었다. 눈이 쑤시고 아파 안과에 왔는데... 대기줄이 길다 보니 은근슬쩍 폰에 손이 간다. 이럴 땐 안 보는 게 맞지 하는 생각과 기다리는 동안 글을 읽는 건 유익한 시간활용이자 내가 좋아하는 일 이란 마음이 잠시 충돌한다. 마음이 머리를 이겼다.
새로운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라는 제목 위에 기타 치는 이승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바로 검색에 들어갔다. 시사회 이벤트가 눈에 띈다. 기대평을 남기면 추첨해서 티켓을 준단다. 이른 아침 난 온 마음을 다해 기대평을 남겼다. 그리고 9월의 첫날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관의 G열에 앉았다.
이승윤가수를 좋아하고 열정으로 똘똘 뭉친 세 명의 젊은 감독들이 '영웅수집가'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된 과정을 그린 영화다. (경제적) 여유는 제로지만 무작정과 열정으로 도전하는 감독들의 대사 하나하나에 마음과 눈이 머물렀다. 내용은 그리 복잡하거나 길지 않았다. 스펙타클하거나 자극적이지도 않았다. 순한 맛 안에서 짠맛과 쓴맛을 동시에 보고 단맛도 느꼈으나 세 명의 감독도 이승윤가수도 달콤함에 취하지 않고 덤덤하게 자신들이 할 일을 한다. 그렇게 인생을 걸어간다.
난 맨땅에 헤딩 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믿는 구석 없이 결과도 예측하지 않고 무턱대고 덤벼드는 것이 때론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쉬운 길을 돌아갈 때도 있지만~이제 와서 뒤돌아보니 다양한 길을 내 방식대로 은근 멋지게 걸어왔더라고. (결과와는 상관없이!)
앞이 안 보여 난 끝이야!라는 생각을 줄이면~
좋아하는 건 아무튼 해보자!라는 마음을 보태면~
길은 뚜벅뚜벅 걸어가게 되는 것 같다. 바닥에 자갈이 널브러져 있거나 조금 큰 돌이 있으면 치워가며 걸으면 되지. 그러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길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하지만 내가 정말 옮기기 힘든 바위가 있다면 음... 그건 피해 가든가 누. 군. 가. 와 상의하든가 해야지.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
중요한 건!
나는 늘 움직이며 뭔가를 하고 있음을 스스로 생. 존. 신. 고.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게 빛나는 일이든 빛나는 일이 아니든.
내 인생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니까!~
P.S. 오늘도 전 '영웅수집가' 뮤비를 보고 '가짜꿈'이란 노래를 들으며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다운 말'을 되뇝니다. 내일(9월 6일)이 영화 개봉일이에요. 권하정, 김아현, 구은하 감독님의 생존신고 격하게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누군가에겐 생존신고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 오늘의 단어는
영화 えいが(에~가)
감독 かんとく(가ㄴ토쿠)
가수 かしゅ(가슈)입니다.
쓰고 보니 좀 많네요::^^